중국에서 최근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을 통치한 시진핑 국가주석(69세)이 5년 더 최고 권력자 자리에 있게 된 겁니다. 이것이 무슨 큰 변화냐고요? 중국에는 3연임을 제한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전례대로라면 두 번의 임기를 지낸 시 주석은 내년 3월 물러나야 합니다. 그러나 최근 끝난 제20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시 주석은 연임 제한을 깨버렸습니다. 또 반대파를 쫓아내고 중요한 자리에 모두 자기 사람들을 앉혔습니다.
중국은 5년마다 선거로 통치자를 뽑는 우리나라와 완전히 다릅니다. 유권자가 비밀투표로 통치자를 뽑은 역사가 중국에는 없습니다. 현대적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 중국식 인민주의 국가죠. 시 주석도 유권자가 모두 참여하는 보통선거로 뽑힌 게 아닙니다. 전체 국민의 7% 정도인 공산당원을 대표하는 당원 2200여 명이 전인대에 모여 형식적으로 투표했을 뿐이죠. 중국에는 여러 정당이 아니라 공산당만 존재합니다. 삼권분립이 아니라 공산당이 국가를 영도하는 체제입니다.
시 주석은 중국몽(中國夢)을 실현하려 합니다. 중국이 세계 생산량의 30~40%를 차지했던 당나라가 되는 꿈입니다. 그가 내건 수단이 ‘국가 주도론’과 ‘공동 부유론’입니다. 오늘날 중국을 만든 덩샤오핑의 ‘선부론(누구라도 먼저 부자가 되자)’을 대체한다는 겁니다. 중국 정치체제와 경제 발전의 역사를 알아봅시다.
공산당이 국가를 영도하는 '당·국' 체제시진핑은 권력분산이 아니라 독재 선택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은 우리와 완전히 다른 정치체제를 가졌습니다. ‘당·국(黨國)체제’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당과 국가가 하나라는 뜻입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공산당이 국가를 앞장서서 이끄는 나라라는 의미랍니다.
여러분도 알고 있듯이, 중국에는 공산당 하나만 존재합니다. 우리나라에는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여러 정당이 있습니다만, 중국에는 공산당 하나뿐입니다. 공산당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군사를 조직, 운영, 규율합니다. ‘당·정·군·학교와 동서남북 중앙에서 당이 모든 것을 영도한다’고 공산당 당장(黨章)에 쓰여 있답니다. 우리나라에선 꿈도 못 꿀 선언입니다.
중국 공산당은 1921년 생겼습니다.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나라는 내전을 통해 1949년 세워졌으니 당이 국가보다 우선한다는 주장이 언뜻 이해가 갑니다. 중국 공산당 구조를 들여다봅시다. 공산당은 총서기를 우두머리로 삼습니다. 당대표인 셈입니다. 총서기는 국가주석, 우리로 치면 대통령직을 겸합니다. 3연임한 시진핑은 총서기이자 국가주석입니다. 역시 우리나라에선 성립할 수 없는 권력집중입니다.
총서기 밑에는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조직이 있습니다. 그 아래 24명으로 구성된 정치국 위원회가 있습니다. 공산당 최상층부라고 보면 됩니다. 이들은 전체 공산당원을 실질적으로 대표합니다. 14억 중국 인구 중 공산당원은 작년 말 기준으로 9671만 명쯤 됩니다. 전체의 10%가 안 되는 사람만 공산당원입니다. 이 중에서 공산당전국대표대회에 나가 표결하는 전국대표대회 대표는 2296명입니다. 이들은 최근 끝난 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 참석해 시진핑 3연임에 동의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공산당 총서기 겸 주석은 10년마다 바뀌었습니다. 마오쩌둥이 중국을 세울 시점에는 임기 제한이 없었습니다. 마오쩌둥의 뒤를 이은 덩샤오핑이 개혁을 했습니다. 1인 독재의 폐해가 심했기 때문이죠. 중국을 개혁·개방으로 이끌었던 덩샤오핑은 집단지도체제의 토대를 놓았습니다. 한 사람이 모든 결정을 하기보다 여러 명이 머리를 맞대 토론하고 논의해서 의사를 결정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거죠. 바로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입니다.
덩샤오핑은 죽기 전에 후계자를 정했으며, 그다음 후계자도 드러냈습니다. 후계 구도가 불투명할 경우 권력 투쟁이 발생할 수 있고, 그러면 공산당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인물이 장쩌민, 후진타오라는 지도자들입니다. 덩샤오핑 말년에 총서기, 즉 국가주석은 5년 임기로 연임(2회)할 수 있도록 했는데, 장쩌민과 후진타오는 이것을 차례로 지켰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시진핑 3연임으로 연임 제한 전통이 깨진 겁니다. 중국 내부적으로 이것은 큰 변화이며, 해외 반응도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답니다. 3연임 결정 직후 열린 홍콩과 상하이 주식시장에서 폭락장세가 연출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