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매출 10조→387조…애플도 떨게 한 '경영 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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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매출 10조→387조…애플도 떨게 한 '경영 거인'

고기완 기자2020.10.29읽기 5원문 보기
#반도체#D램#무어의 법칙#신경영#제2창업#시가총액#글로벌 브랜드#ICT

1983년부터 반도체 본격투자

인재경영과 혁신 전략으로

1993년 D램 세계 1위 달성

'적응-변이-생존' 생태계에서

생사를 건 결단과 투자 단행

초일류 ICT 업체 일궈내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을 선언하는 이건희 회장. 삼성 제공 지구 역사에 다섯 번의 대멸종 사건이 벌어졌다고 한다. 그사이 지구상에 살던 생물의 99%가 멸종하고 1%만 생존했다고 한다. 변하는 환경에 잘 적응하고 변이한 종은 살아남았다. 적응, 변이, 생존. 이것은 생태계에만 적용되는 메커니즘이 아니다. 기업도 그렇다. 한 기업이 생겨나고, 적응하고, 변이하는 과정도 거의 마찬가지다. 환경 변화에 늦고, 적응하지 못하고, 변이하지 않으면 기업 생태계에서 사라졌다. 한 개 기업엔 잔인할지 모르지만, 기업 생태계 전체 관점에선 건강한 과정이다. 삼성은 ‘자연선택론’을 잘 설명할 수 있는 좋은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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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회장이 취임했던 1987년 삼성은 오늘의 삼성과 너무도 달랐다. 지구적 기업 생태계에서 삼성은 하찮은 존재였다. 먹이사슬의 밑바닥권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달 20일 발표된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삼성의 순위는 먹이사슬의 꼭대기로 수직상승했음을 보여준다. 5위다. 삼성보다 앞서 있는 브랜드는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뿐이다.

삼성그룹의 30년 성장 역사를 보여주는 수치를 좀 더 나열해보자. (1)매출: 1987년 9조9000억원, 2018년 387조원 (2)영업이익: 1987년 2000억원, 2018년 72조원 (3)주식시장 시가총액: 1987년 1조원, 2018년 396조원 (4)인력: 1987년 10만 명, 2018년 52만 명. 매출은 39배, 영업이익은 360배, 시가총액은 396배, 인력은 5.2배로 늘었다. 30년, 한 세대 만에 이룬 경이적 성장이며 애플도 경계하는 성장이다. 기업 생태계는 자연보다 더 혹독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졸면 죽는 곳이 기업 생태계다. 방심하면 바로 누군가가 추격해 들어와선 시장을 빼앗아 가고 만다.

필름 카메라가 디지털 카메라에 넘어가고, 노키아 피처폰이 애플 아이폰에 의해 사라지고, 영화시장이 넷플릭스에 잡아먹히는 것은 이제 다반사다. 기회와 위험이 함께 도사리는 곳이 기업 생태계다. 삼성이 설탕, 밀가루, 라디오, 가전 기업에서 벗어나 최첨단 반도체와 휴대폰 제조업체로 변한 계기는 1983년부터다. 이건희 회장은 1974년 인수한 한국반도체에 개인 재산을 더 투자해서 1983년부터 키우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조차 일본이 있어서 망할 것이라고 반대했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세기말적 변화가 온다. 초일류 기업이 아니면 생존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제2창업에 승부수를 띄웠던 것이다.

우수한 두뇌들을 스카우트해온 결과, 1993년 반도체 D램 부문에서 삼성은 마침내 세계 1위에 올랐다. 반도체 기술은 다른 산업보다 빠르게 진화했다. 삼성은 ‘무어의 법칙’을 따라잡기 위해 자원을 집중했다.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2년마다 두 배씩 증가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기술력이 없으면 망한다는 뜻이다. 이를 설명할 때 흔히 이런 예가 동원된다. (예) 1971년 인텔이 제조한 1세대 마이크로칩(반도체칩) 인텔 4004를 2015년 6세대 칩과 비교하면 6세대 칩은 1세대보다 성능이 3500배 뛰어나고, 에너지 효율성은 9만 배 높고, 생산비용은 6만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자동차로 비교하면 1971년형 폭스바겐 비틀 자동차의 성능이 무어의 법칙을 따랐다고 가정할 때 비틀은 시간당 48만㎞ 속도로 달릴 수 있게 됐다는 뜻이고, 또 휘발유 갤런당 320만㎞를 주행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며, 비틀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4센트에 불과해졌다는 것이다. 미미했던 삼성이 세계 초일류 기업의 반열에 든 이유를 우연이라고 하면 안 된다. 누구가 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해서도 안 된다. 한 기업의 성공은 생사를 건 ‘적응-변이-생존’ 투쟁의 결과다. 삼성을 이끈 이 회장을 추모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성은 살아남은 1%다.

고기완 한경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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