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코딩 교육에 기업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 SW 능력을 갖춘 창의 인재 육성이 개별 기업의 성패를 넘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영국과 미국 이스라엘 에스토니아 핀란드 중국 인도 등 각국이 앞다퉈 SW 코딩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정책의 변화만 믿고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절박함이 기업들을 움직이게 했다.
삼성전자, 121개 학교 SW교육
삼성전자는 서울 암사동의 신암초등학교를 비롯해 올해 수도권 121개 초·중·고에서 무료로 코딩을 가르치고 있다. 정규 수업 시간이 끝나면 아이들은 집에 돌아가지 않고 삼성전자의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수업이 열리는 교실에 모인다. 삼성은 초등학생들도 재미있게 SW 코딩을 배울 수 있도록 ‘스크래치와 깜토’라는 교재를 따로 만들었다. 주인공 깜토가 모험을 떠나는 줄거리에 맞춰 미국 MIT에서 만든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 스크래치를 익히도록 한 것이다.
‘숲속 친구 찾기’ ‘공주 구하기’ ‘강아지 집 찾아가기’ 등의 과제가 주어지면 아이들이 직접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만들어가며 깜토가 난관을 헤쳐가는 이야기를 완성해간다. 스크래치는 미리 만들어져 있는 명령어 블록을 조합하기만 하면 코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은 스크래치로 코딩이 어떤 것인지 감을 익힌 다음에 보다 어려운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울 수 있다. C언어와 같은 본격적인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울 수도 있고, ‘아두이노’라고 하는 손바닥만한 회로기판을 이용해 SW와 하드웨어가 어떻게 서로 연결돼 작동하는지도 배울 수 있다. 아두이노에 회로를 이리저리 연결하면 게임 조이스틱이나 피아노 건반도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3월부터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코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45개 학교에서 시범적으로 시작한 아카데미는 올해 121개 학교 3300명으로 확대됐고, 올 하반기에는 전국 300여개 학교 8400명으로 늘어난다. 각 학교에서 신청이 쏟아져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은 2017년까지 4만명 이상의 학생들에게 코딩을 가르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삼성은 스마트폰을 만들면서 SW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국내외 SW 인력은 2011년 2만7889명에서 2012년 3만3449명, 2013년 4만506명으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하드웨어를 만드는 기업도 SW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 사회봉사단장을 맡고 있는 정금용 부사장은 “21세기는 SW의 시대”라며 “청소년들이 어려서부터 SW에 익숙해지고 SW 분야에 대한 꿈과 비전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아카데미의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 배운 코딩 능력이 창의력, 논리력, 문제해결력, 융합적 사고력을 기르는 데 밑바탕이 된다는 얘기다.
김재동 신암초 교사는 “평소에 딴짓하던 아이들이 주어진 문제를 코딩으로 해결하라고 할 때에는 무섭게 집중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며 “왜 진작 코딩 수업을 하지 않았을까, 정규 과정에 넣어 모든 학생이 배우는 과목이 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네이버 ‘소프트웨어야 놀자’
국내 1위 인터넷 포털 네이버도 ‘소프트웨어야 놀자’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겨울 방학 때부터 아이들을 위한 SW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올 1학기에는 경기 성남·용인 지역에 있는 서원초 운중초 산운초 3~4학년 중 총 62명을 대상으로 10주간 1주일에 100분씩 수업을 진행했다. 역시 스크래치를 활용해 동화 ‘오즈의 마법사’의 장면 장면을 애니메이션과 게임으로 만들어 보게 해 아이들이 코딩에 재미와 호기심을 느끼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SW 교육에 대한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판단에서 SW교육 캠페인 광고도 TV를 통해 내보냈다. SW 코딩이란 게 재미있고 즐거운 놀이와 같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네이버는 보다 전문적인 개발자를 양성하기 위해 ‘NHN넥스트’ 학교도 세웠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선 우수한 개발자들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신입 사원을 뽑을 때마다 항상 인재 부족의 아쉬움을 느꼈던 게 계기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