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8년 메리 W 셸리(Mary Wollstonecraft Shelley)가 쓴 『프랑켄슈타인, 혹은 근대의 프로메테우스』(Frankenstein, or the Modern Prometheus)는 인간에게 불을 전해준 프로메테우스를 끌어들인 데서 알 수 있듯이 인류의 미래를 바꾸고 싶은 과학자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이야기다.
물론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진정한 프로메테우스가 되지 못했다.
밀턴의 『실낙원』과 성서의 '창세기'를 패러디해 실패한 과학문명을 경고한 원작의 메시지는 오늘날까지도 유효하다.
프랑켄슈타인은 물질문명에 기댄 인간의 오만함을 상징하는 고유명사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 책은 여류작가의 소설이다.
그녀는 이 작품을 통해 오늘날 과학소설의 새로운 기원을 열기도 했다.
작가 메리 셸리의 부모는 영국의 급진적인 사상가였다.
특히 어머니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는 『여권의 옹호』를 쓴 여권 운동가이자 자유 사상가였다.
메리 셸리가 활동한 18세기 말과 19세기 초는 낭만주의의 열정과 산업혁명을 등에 업고 새로운 사상을 요구하던 시기였다.
빅토리아 왕조의 기운이 무너지면서 바이런, 워즈워스, 그리고 메리 셸리의 남편인 퍼시 셸리 등의 시인이 활약했으며, 제인 오스틴의 소설이 유행했을 때였다.
사람들은 프랑켄슈타인을 잘 알고 있다.
그 모습을 묘사하라고 한다면 엄청나게 큰 거구, 여기저기 꿰맨 자국들, 일그러진 눈 등으로 그릴 것이다.
그런데 프랑켄슈타인은 이 괴물을 만든 사람의 이름이다.
청년 과학도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은 시체의 각 부위를 접합해 8피트(244cm)의 거구로 만든 다음 에너지 발생장치로 충격을 가해 인간을 닮은 생명체를 창조한다.
그러나 이 순진한 창조자는 자신의 피조물이 워낙 추하고 무서워 실험실에서 도망친다.
그 이후 수도 없는 영화에서 되풀이 등장하고 있는 괴물은 이렇게 창조됐다.
괴물에는 이름이 없다.
소설 속에서는 그냥 '괴물(monster)'이라고 불릴 뿐이다.
이름도 없이 홀로 남은 괴물은 이 세상에 첫발을 내디디면서 이미 다른 사람들로부터 부정된 존재가 된다.
아무도 그를 부를 수 없다는 사실은 존재 자체가 부정될 가능성을 의미한다.
창조 신화에서도 조물주는 자신의 피조물에 이름을 지어 주어 그 존재를 확인한다.
아담도 그렇게 탄생했고 그 역시 에덴동산에 있는 다른 생명체들의 이름을 짓는 것으로 삶을 시작한다.
그러나 창조자에게 버림받고 이름도 가지지 못한 괴물은 처절한 소외와 고독을 강요당한다.
괴물은 자신의 조물주 프랑켄슈타인을 찾아가 처절하게 외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