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 회장(48)의 학창시절을 아는 고향 친구들은 그를 '수재'로 기억한다.
중학교를 수석 졸업했음은 물론 뛰어난 작문 실력으로 큰 상도 여러차례 받았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는 "나도 학교 다닐 적에는 꽤나 골때리는 학생이었다"고 술회했다.
이런 평가는 요즘도 마찬가지여서 증시에서는 그를 두고 돈에 대해 '동물적 감각'이 있다고 말한다.
경쟁자들이 볼 때 시기심이 날 정도로 하는 일마다 잘 풀리고 증권시장을 선도하고 있어서다.
그 비결에 대해 박 회장은 주저하지 않고 '독서'를 꼽았다.
"부모님께서 공부하라는 말씀은 안 하셨지만 늘 책 읽기를 권하셨지요.
덕분에 독서습관이 생겼습니다."
특히 학창시절부터 전략을 다룬 책에 끌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나 케네디 자서전, 키신저 자서전 같은 책을 대여섯 번씩 거푸 읽었다고 한다.
"잘 보면 시기마다 시장을 끌고 가는 트렌드가 있어요.
그걸 얼마나 빨리 정확하게 포착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죠.시류를 읽는 눈은 독서에서 나옵니다.
그런 측면에서 당대의 석학들이 심혈을 기울여 저술한 경영,경제,미래예측서는 큰 선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으로는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과 세계적인 금융회사 찰스슈왑(Charles Schwab)의 발전사를 다룬 '클릭 앤 모르타르'(Clicks and Mortar)를 꼽았다.
'제3의 물결'에서 정보화라는 말을 처음 접했고 '클릭 앤 모르타르'에서는 인터넷 시대에 맞는 올바른 기업문화와 비전,리더십에 대해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미래 분석의 핵심은 밸런스입니다.
이건 철학적 문제인데요,균형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판단 결과는 180도 달라집니다.
플라톤의 동굴 비유에서도 알 수 있듯이 눈에 보이는 게 곧 진실은 아닙니다.
진실은 늘 현상 저 너머에 있지요."
박 회장이 처음 증권시장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고려대 경영학과 2학년 때.돈 관리하는 법을 배우라는 뜻으로 어머니가 1년 학비와 생활비를 몽땅 부쳐줘 주식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그 이후 강의를 들어도 주식 이야기가 나오는 대목에 가장 관심이 가고 해서 명동 증권가를 기웃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몇 년 관심을 갖다 보니 전체적인 그림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마침내 대학원생이었던 1984년 조그만 사설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했다.
증권 투자로 번 돈으로 서울 회현동 코리아헤럴드 빌딩 18층에 20평 남짓한 사무실을 얻었다.
직원도 한 명 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