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톰이다, 나는 소년이다!
당신은 어떻게 작가가 되었소?
누군가 묻는다면 내 대답은 한 가지다. "엉망진창으로 십대를 보냈기 때문입니다" 하고 말이다.
에엣? 장기간의 습작이나… 뭐… 노력 같은 거… 그런 게 필요한 거 아닌가요?또 묻는다면 "다 필요 없어요.
그저 엉망진창으로 보낸 한 시절이 필요한 겁니다"라고 나는 다시 대답할 것이다. 그렇다.
망가진(혹은 망가져본) 인간만이 작가가 될 수 있다.
만약 망가진 적이 없는데도 작가가 된 인간이 있다면… 그 사람은 변태다. 지금 내가 뱉은 이 말을 백프로 믿어도 된다.
여기 한 소년이 있다.
공부는 지지리도 못해, 수업 시간엔 만날 졸아, 입만 열면 뻥이고, 머릿속엔 잡생각뿐 몰라 몰라 될 대로 되라지, 하지 말라는 짓은 골라 하고, 하라는 짓은 너나 하세요, 어른 알기를 개코로 알지, 어딜 가나 문제만 일으키는 이 소년의 이름은 톰 소여다(참, 그는 좀처럼 씻지도 않는다… 친구인 허크는 더하지).
19세기의 미국 남부, 작가 마크 트웨인이 가공해낸 세인트피터스버그라는 작은 마을의 이 악동은 그 후 140살이 되어가도록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게 된다.
긴 말 필요 없이 그는 역사상 가장 성공한 소년이요, 성공한 인간이다.
현대는 끝없이 근대의 모험을 모함해왔다.
다른 이유는 없다(물론 수천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정벌의 시대도 항해의 시대도, 전쟁과 혁명의 시대도 막을 내렸기 때문이다(이 문장이 능동태인지 수동태인지에 대해선 또 많은 논쟁이 필요할 것이다).
현대가 필요로 하는 건 얌전한 인간이다. 겁먹고, 안주하고, 근면 성실하고, 일하고, 자네 이것밖에 안 되나?
낯을 붉히고, 광고 좀 때리면 기를 쓰고 물건을 사주고(복 받을 걸세 자네), 유행에 일조를 하고, 얘야 오늘도 학원 가야지?
사학의 운영에 도움을 주고, 찬송가를 열심히 부르고, 무엇보다 자신의 처지를 알고(알건 모르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 처지를 약진의 발판으로 삼아 창조의 힘과 개척의 정신을 기르기는 개뿔, 눈치로 한평생을 살아갈 얌전한 인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 자넨 어떤 삶을 살았나?
혹시나 사후에 신이 묻는다면 우리는 답할 것이다(한참을 고민해야겠지만).
즉 그러니까… 안전한 삶을 살았습니다. 토익도 810점이었고… 대졸이었거덩요.
어디 가서 빠진다는 소린 안 들었고요, 뭐… 딱히 별일 없었다고 말할 수 있죠.신은 잠시 고민에 빠질 것이다.
안전한 삶이란… 실은 매우 이상한 삶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모험하는 존재이다. 아니, 모험을 위해 태어난 존재이며 실은 모험을 하지 않고서는 견디지 못하는 존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