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세계금융 리더?··· 그의 행보에 지구촌 촉각
호탕한 웃음의 여장부,새로운 국제질서의 리더,대통령만 빼고 거의 다 해본 여자….
그의 이름은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64)이다.
유럽으로 아프리카로 그의 에너지 넘치는 행보가 이어질 때마다 지구촌의 한편은 환호하지만 다른 한편은 그를 경계한다.
2008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오바마의 돌풍에 밀려 마지막 '유리천장(glass ceiling · 여성 승진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깨지는 못했지만 "유리창을 통과한 빛이 그 어느 때보다 반짝인다"고 목청을 높인 주인공이다.
클린턴 장관이 내년에 세계은행(WB) 총재직으로 자리를 옮겨갈 것이라는 보도 이후 그의 향후 행보를 놓고 추측이 무성하다.
로이터통신은 클린턴 장관이 내년 6월 임기가 끝나는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 후임 자리를 노리고 있다고 지난 9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클린턴 장관의 뜻에 지지를 표시하고 있으며 클린턴 후임에는 상원 외교위원장인 존 케리 의원이 유력하다는 다소 성급한 전망까지 뒤따랐다.
백악관과 국무부는 클린턴의 세계은행 총재 출마설을 즉각 부인했다.
필립 르네 대변인은 "로이터 보도는 100% 오보로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를 때 반박자료 하나로 '없었던 설(說)'로 되지 않는 게 정치의 세계다.
로이터는 국무부가 레임덕(임기 말에 나타나는 권력 누수 현상)을 우려해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일 뿐 기존 보도 내용이 맞다고 재차 주장했다.
클린턴이 세계은행과 관련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한 관계자는 "그가 국무장관에 지명될 때도 똑같은 지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누구도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그의 글로벌 파워와 경험을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이 개발도상국 원조,기후변화 등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국무장관의 업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클린턴 스스로도 4년 이상 국무장관직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100% 오보'인지,여론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탐색용 풍선(trial balloon)'인지는 시간이 알려줄 것이다.
변호사→ 퍼스트 레이디→ 상원의원→ 대선후보→ 국무장관이라는 화려한 경력의 클린턴이 또 하나의 유리천장을 뚫고 세계은행 총재에 오르고,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이 IMF(국제통화기금) 총재가 되면 두 여걸이 세계금융을 좌지우지하는 이채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우리의 아이들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미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성장할 것이다…."
워싱턴 내셔널빌딩뮤지엄에서 민주당의 단합을 호소한 클린턴의 승복 연설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오바마와 정치철학이 달라 곳곳에서 마찰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정치 · 외교 어디에서도 '불협'이라는 뉴스는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