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곳까지 과도한 복지 혜택··· 헛도는 복지정책
초등학생을 학교 운동장에서 납치해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김수철은 지난해 10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돼 정부로부터 매달 5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경찰 조사 과정에서 그는 상당한 소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기초생활비를 받을 자격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에서 나오는 지원금을 받기 위해 소득을 몰래 숨긴 것이다.
최하위 빈곤층의 기본적인 생계를 보장해주기 위한 정책이 악용되고 있는 하나의 사례다.
복지 정책은 이처럼 예산 집행 과정에서 실제 필요한 사람에게 지원금이 가지 않는 '누수 현상'이 많이 발생한다.
복지 정책을 펼 때 주의해야 한다는 주장의 배경에는 이러한 이유도 있다.
이를 다시 말하면 낭비되는 복지 예산을 줄이면 예산의 절대금액을 늘리지 않아도 국민들이 느끼는 복지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 근로의욕 떨어트릴 우려 기초생활보장 제도는 모든 국민에게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해주기 위해 1999년 도입한 우리나라의 대표적 복지정책이다.
올해로 12년째를 맞는 이 제도는 그러나 '고기를 잡아 주기만 할 뿐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빈곤층에 생계급여를 지급하는 혜택을 주지만 이들이 스스로 노력해 가난을 벗어날 수 있도록 자립의지를 키우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스스로 일을 해 돈을 벌어도 실제 소득은 늘어나지 않게 돼 있는 것이 문제다.
예를 들어 소득이 전혀 없는 4인 가구는 정부로부터 한 달에 136만3091원(4인 가구 최저생계비)을 받는다.
만약 이 집의 가장이 일자리를 구해 한 달에 100만원을 번다면 어떻게 될까.
그래도 이 가족의 소득은 늘어나지 않는다. 100만원을 번 만큼 정부의 지원 금액이 36만3091원으로 줄기 때문이다.
일을 하나 안 하나 똑같은 것이다.
정부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의 근로의욕을 북돋우고 자립을 촉진하기 위해 자활근로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이를 통해 직업을 얻어 수급 대상자에서 벗어나는 비율은 참가자의 20%도 안 된다.
⊙ 차상위층은 복지 사각지대
기초 생활 수급을 받는 사람의 소득이 최저생계비를 넘을 경우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기초생활보장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물론 자녀 학자금과 병원비 등 부수적인 지원마저 끊겨버린다.
아예 큰 돈을 벌지 못할 것 같으면 기초생활보장 대상자로 남아 있는 게 나은 셈이다.
이렇다 보니 김수철처럼 소득이 있어도 이를 신고하지 않고 생계 급여를 받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