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CEO를 고객으로 삼고, 숨 가쁜 두뇌 게임을 벌이며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 가운데는 시간당 강연료가 무려 8억원에 달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기업 입장에서 이들이 얼마만큼 중요한 사람인지 짐작해볼 수 있다. 이들을 기업 현장에서는 ‘경영 컨설턴트’라 부른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영 컨설턴트는 ‘경영 컨설팅 회사’에 소속돼 있다. 세계 최초의 경영 컨설팅 회사는 미국 시카고 대학 교수였던 제임스 맥킨지가 1962년 설립한 ‘맥킨지&컴퍼니’였다. 약 반세기 동안 최고의 위치를 지키면서 전 세계 톱 5 기업 가운데 3개의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포천지 선정 100대 기업 중 3분의 2가 그들의 고객이라고 하니 경영 컨설팅의 범위가 얼마나 넓은지 알 수 있다.
인사·재무 등 광범위한 컨설팅 범위
실제 경영 컨설턴트가 수행하는 컨설팅의 범위는 매우 넓다. 분야에 따라서 크게 인사·조직, 정보기술(IT), 금융 컨설팅 등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그 고객도 정부와 공공기관, 기업체 등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경영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고객사의 특성은 기본이고 고객사가 속한 산업에 대한 이해와 업계의 변화 트렌드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특히 한국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제조업 부문에서의 산업 및 트렌드의 변화 속도는 매우 빠르고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어 경영 컨설턴트들의 활동이 보다 강조되는 분야다. 지난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CES 2015’에서 보여준 전 세계 기업들의 성과물은 이런 변화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현대자동차 부스에는 자동차를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전시됐고, 미국 유통회사인 로스(Lowe’s)는 스마트홈 시스템을 재현했다. 이처럼 과거에는 산업 내에서만 일어났던 변화가 이제는 다른 산업 간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복잡한 변화 추세로 경영 컨설턴트들의 활동 범위는 보다 더 넓어졌으며, 기업에 이들의 중요성은 보다 커졌다.
한편, 경영학 이론에서는 최근 산업에서 발생하는 변화를 ‘사업 다각화(diversification)’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 다각화란 사업의 범위를 확장한다는 의미이다.
경영학계에서는 사업 범위 확장과 기업 성과 사이에는 평균적으로 역 U자 곡선의 관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어느 정도까지의 사업 다각화는 기업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는 이미 갖춰진 기술과 생산 설비, 물류망, 인력 등을 여러 사업에 공유하게 됨에 따라 같은 자원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함에 따라 생산 단위당 비용이 절감돼 가능하다. 즉 사업 다각화란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를 실현하는 과정인 것이다.
비관련 제품으로 사업 다각화
한편, 사업 다각화는 새롭게 진출하는 사업 영역에 따라 ‘관련 다각화(product-related diversification)’와 ‘비관련 다각화(product-unrelated diversification)’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기존 사업과 명확한 연관성이 있는 분야로의 관련 다각화를 먼저 시도한다. 규모의 경제로 인한 이득은 관련 다각화에서 보다 직접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반면 비관련 다각화는 사업과 명확한 연관성이 없는 영역으로 사업의 범위를 확장하는 경영전략을 의미한다. 비관련 다각화의 경우 기존의 사업 영역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작아 비용절감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강한 조직적 역량을 보유하지 못한 기업이 비관련 다각화를 추진할 경우 성과가 좋은 사업이 나쁜 사업을 보조하는 역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나라가 겪었던 1998년 외환위기도 우리 기업들의 무문별한 문어발식 경영이 초래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기업 역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비관련 다각화를 무리하게 추진하다 보니 기업 전체의 리스크가 국가 전체로 전이됐다는 시각이다. 실제로 외환위기 이후 한때 많은 경영컨설턴트들이 한국 기업의 비관련 다각화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