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미국 프로야구는 선수들의 파업으로 월드시리즈가 취소되는 등 미국 프로야구사상 가장 긴(8개월) 싸움이 구단주와 선수노조 사이에 있었다.
다행히 다음 해 시즌 시작 전에 노조측의 어쩔 수 없는 양보로 경기가 늦게나마 열렸지만 프로야구는 인기 하락 등의 후유증을 한동안 겪었다.
구단주와 선수노조의 힘겨루기는 그 원인이 밥그릇 싸움에 있었기에 양쪽 모두 야구팬들에게 비난을 받았다.
구단주와 노조는 파업기간 중에 팬들의 감정과 여론을 서로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열띤 홍보전을 벌였다.
여론을 등에 업고자 하는 이 싸움에서는 구단주들이 완승을 거두었다고 여겨지는데 구단주들의 주장은 간단했다.
"평균 연봉이 120만달러(12억원)나 되는 선수들이 파업을 하다니"라고 주장함으로써 엄청난 소득을 올리는 선수들이 돈 욕심을 부리는 것이라는 팬들의 비난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려고 했다.
그 의도는 큰 성공을 거두어 심지어는 열 살짜리 어린 야구팬이 '돈을 더 원하면(노조가 그렇게 탐욕스럽다면) 내 용돈을 가져 가라(Want more money? Take my allowance)'라고 쓴 피켓을 들고 야구장에서 항의시위를 벌이는 것이 신문에 사진과 함께 크게 실려 팬들의 호응을 받기도 했다.
당시 선수노조의 파업에 대한 미국 CBS 방송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3%가 구단주를,22%가 선수들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노조측에 주로 비난의 화살이 쏠리고 있었다.
그러면 노조는 "평균 연봉이 120만달러나 되는 선수들이 파업을 한다"는 비난에 대해 어떻게 대응했어야 했을까? 그 해답은 평균에 대한 간단한 지식,즉 평균에 여러 가지가 있고 그 중에서 노조에 유리한 평균을 사용해 다음과 같이 항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고액 연봉을 받는 일부 소수의 스타선수들이 있기는 하지만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30만달러 정도이며 월 1000달러 정도의 (그것도 야구 시즌인 5개월 동안만 지불되는)저임금에 혹사당하고 있는 마이너리그 선수들까지 합치면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1만달러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부상이나 성적 부진 등으로 선수의 평균 수명이 짧은 것을 감안하고 선수들이 영화나 TV의 스타들만큼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구단주들이 선수들에게 돌아가는 몫을 줄이려는 것은 부당한 처사다."
당시 700명 정도인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평균(산술 평균) 연봉은 구단주들이 주장하는 대로 120만달러였다.
그러나 그 내용을 살펴보면 500만달러(약 50억원) 이상을 받는 소수의 고액 연봉 선수들에서부터 10만달러(1억원) 정도의 최저임금을 받는 선수까지 다양한 분포를 보이고 있었다.
산술 평균은 120만달러지만 중앙값은 그보다 훨씬 낮은 40만달러였고 최빈수는 30만달러 정도였다.
선수들의 연봉 분포를 그림으로 그린다면 왼쪽 그림과 같이 오른쪽으로 꼬리가 긴 분포가 된다.
구단주들이 산술 평균을 사용한 의도는 짐작이 가지만 이런 분포에서 산술 평균인 120만달러는 중심을 나타내는 대표값으로서 합당하지 않다.
중앙값(40만달러)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지만,노조 입장에서는 최빈수인 30만달러가 유리할 것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선수들은 마이너리그에서 최저생활도 어려운 저임금에 고생을 하고 그 중에서도 특출난 소수만이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룬다.
이런 사실을 고려할 때 평균 연봉 30만달러(최빈수)는 그간의 희생에 대한 보상적인 측면도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