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푸케는 그의 저서 '술의 역사'에서 "술은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고 앞으로도 줄곧 그럴 것"이라고 했다.
이런 이유로 푸케는 술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은 인류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선사시대 늪지대에서 동식물들에 의해 처음 만들어진 술은 수천 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주조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다양한 종류로 분화되었고,술의 다양한 종류만큼이나 인간의 삶 여러 방면에서 각기 다른 모습과 역할로 인간과 관계를 맺어왔다.
조상이나 신을 숭배하는 의식에서 술은 의식의 경건함과 신성함을 극대화하기도 하고,때로는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술은 기쁜 일을 축하하는 자리에 빠져서는 안 될 요소이기도 하지만,슬픈 일을 당했을 때는 슬픔을 잊게 해주는 친구나 가족 같은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술이 마시기 위해 생산되기는 하지만 일부의 술은 의약품,화장품,용매제로도 사용하기 위해 제조된다.
이렇듯 술은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역할과 기능으로 인간의 삶 속에서 존재해왔다.
하지만 술은 19세기 초 산업혁명을 계기로 '기적의 약'에서 없어져야 할 필요악으로 전락했다.
푸케는 '술의 역사'에서 산업혁명이 가져온 사회적 변화 속에서 소수에 불과했던 알코올 중독 환자들이 대거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술의 악마적 모습이 알코올 중독에서 그치지 않고 각종 범죄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어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였고,어떤 사람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고통과 죽음을 가져다주었다고 기술했다.
술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부정적인 모습으로 인해 술은 한동안 인간의 역사 저편으로 본의 아니게 물러나 있어야만 했다.
1919년 1월16일 미국 의회는 '주류 판매 및 양조 금지'를 골자로 한 '금주법 18차 수정안'을 비준하였다.
이 법안은 이듬해인 1920년 1월19일 정식으로 발효되어 시행되었다.
금주법의 주요 내용은 미국의 본토뿐만 아니라 미국의 재판권이 미치는 모든 지역에서 술을 제조하고 판매하고 운반하는 행위를 금지하며 상기 지역으로의 수입과 동지역으로부터의 수출을 금지한다는 것이었다.
금주법은 독일의 공격으로 미국의 선박이 침몰당해 미국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되면서 그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즉,전쟁을 치르기 위해 필요한 식량을 확보하고,전쟁 물자를 생산하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류 제조의 중단이 필요하고 관련 사업자들에 대한 엄격한 제재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맥주=독일'이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널리 펴져 술에 대한 반감이 더해지고,음주로 인해 야기되는 사회 문제가 부각되면서 금주법 시행은 힘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금주법은 술이 갖고 있는 비가치재적 속성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재화나 서비스 가운데 일부는 그것을 소비함으로써 얻어지는 효용 또는 쾌락은 과대평가되어 있는데 반하여 소비로 인한 비효용 또는 고통은 과소평가되어 있는 것들이 있다.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재화나 서비스를 일컬어 비가치재(demerit goods)라고 한다. 술 이외에 마약,담배,매춘 등이 대표적인 비가치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