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 공략하기 ③ 내 마음을 '뺏아간' 그녀?
지난 호에서 살펴본 모음조화 원칙은 합성어와 준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합성어 중에선 대표적으로 ‘본뜨다’를 잘못 적는 경우가 많다. 준말에선 ‘뺏다, 뱉다’ 같은 말을 활용할 때 조심해야 한다.
우선 모음조화의 요체는 어간의 모음이 양성이면 어미도 양성을, 음성이면 어미도 음성모음을 취한다는 것을 상기하자. 어간의 ‘으’가 줄어지는 단어는 남아있는 어간의 형태에 따른다는 점도 함께 알아둬야 한다. 따라서 ‘바쁘다, 아프다, 나쁘다’ 같은 ‘으’불규칙 단어를 ‘바뻐, 아퍼, 나뻐’로 적는 것은 잘못이고, ‘바빠, 아파, 나빠’라고 써야 한다. 이제 ‘(김치를)담그다, (술을)따르다, (자물쇠로)잠그다’ 같은 단어들에 응용해 보자. 발음을 잘못 배운 사람이라면 이를 ‘담거(또는 담궈), 따러, 잠거(또는 잠궈)’로 쓰기 쉽지만, 모음조화 원칙에 따라 ‘담가, 따라, 잠가’로 적어야 한다.
그런데 ‘본뜨다’의 활용형은 좀 더 헷갈리기 쉽다. 이 말은 ‘본+뜨다’로 된 합성어다. 이때 모음조화가 적용되는 ‘뜨다’는 어간이 음성모음이므로 활용형 역시 ‘떠’가 되는데, 이는 ‘본’과 결합할 때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본떠’로 적는 게 맞는 표기다. 그런데 한글학회 사전 등 일부 사전에서는 ‘본뜨다’와 형태가 살짝 다른 ‘본따다’를 표제어로 올려놨다. ‘본따다’를 따로 단어로 인정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그 활용형은 당연히 ‘본따’가 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말의 기준으로 삼는 국립국어원 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본따다’를 단어로 인정하지 않았다. ‘본뜨다’만 있을 뿐이다. 따라서 자연히 활용형 역시 ‘본따’로 적을 근거가 없어지는 셈이다.
“내 마음을 뺏아간 그(그녀).” “하고 싶은 말이라고 아무 말이나 마구 뱉아내면 안 된다.”
일상에서 흔히 말하고 쓰는 표현이지만, 여기에도 맞춤법에 어긋난 게 있다. ‘뺏아간’ ‘뱉아내면’이 틀린 표기이다.
‘빼앗다’와 ‘뺏다’는 본말과 준말의 관계다. 이들은 활용할 때 각각의 단어 형태를 기준으로 자유롭게 어미변화를 일으킨다. 예컨대 본말은 ‘빼앗고, 빼앗으니, 빼앗으면, 빼앗은, 빼앗아서, 빼앗았다’처럼 활용하고, 준말은 ‘뺏고, 뺏으니, 뺏으면, 뺏은, 뺏어서, 뺏었다’처럼 어미를 바꿔주면 된다.
‘뱉다’는 본래 ‘배앝다’에서 줄어진 말인데 요즘 ‘배앝다’는 거의 쓰지 않으므로 우리 어법에서는 ‘뱉다’만 표준어로 인정했다(북한에서는 ‘배앝다’를 함께 쓴다). 이 말 역시 ‘뱉고, 뱉으니, 뱉으면, 뱉은, 뱉어서, 뱉었다’ 식으로 활용한다.
그런데 ‘뺏다’의 활용 꼴을 자세히 살펴보면 모음 어미가 붙을 때 본말인 ‘빼앗다’의 경우와 좀 다른 형태가 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빼앗다’는 ‘빼앗아서, 빼앗았다’로 쓰는 데 비해 ‘뺏다’는 ‘뺏어서, 뺏었다’처럼 어미가 음성모음(‘어’)으로 바뀐다는 점이다. 이는 모음조화를 따르되 본말이 줄어들면 남아 있는 어간의 형태를 중심으로 어미가 붙기 때문이다. 이를 자칫 ‘뺏아, 뺏았다’로 잘못 쓰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
‘뱉다’가 활용할 때 ‘뱉어서, 뱉었다’로 적는 까닭도 마찬가지다. 이를 ‘뱉아, 뱉았다’라고 하는 것은 모음조화 원칙에 어긋나는, 틀린 표기다. 어간 끝음절 모음이 양성모음인 ‘ㅏ’나 ‘ㅗ’일 때는 어미 역시 양성모음 ‘-아’가 오고, 그 외의 모음에서는 음성모음 ‘-어’를 취한다는 모음조화 규칙에 따른 것이다.
Blonde…얼굴은 예쁘지만 머리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하루하루 흰머리가 눈에 띄게 늘어나, 얼마 전 큰 맘 먹고 아름다운(?) 갈색머리로 염색을 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붉은 돼지’라고 놀려 매일매일 힘든 삶을 살고 있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머리카락(hair)과 관련된 표현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갈색머리는 brunet(여성형은 brunette), 금발머리는 blond(여성형은 blonde)라고 합니다. 그런데 blonde에는 ‘얼굴은 예쁘지만 머리는 좋지 않은 여성’이라는 의미도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