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학고 김국인 쌤의 재미난 수학세계 - 전염병 고치는 이차곡선 이번 호에서는 기하와 벡터에 등장하는 이차곡선에 대해 살펴본다. 이차곡선에는 포물선(parabola) 원(circle) 타원(ellipse) 쌍곡선(hyperbola)이 있는데, 왜 이차곡선이라 부르게 되었을까. ‘이차’라는 말에서 눈치껏 생각해 보면 좌표평면에서 곡선의 방정식이 [수식1]과 같이 이차식으로 표현되는 곡선을 이차곡선이라고 한다.
그럼 수식이 없던 시절에는 이런 곡선을 어떻게 부르며 다루었을까.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메나에크무스는 기하학의 3대 난제 중 하나인 배적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포물선을 다루었다고 한다. 고대의 수학은 기하학이라 할 수 있는데, 기하학의 주요 문제는 도형을 눈금 없는 자와 컴퍼스 만으로 작도가 가능한지 밝히는 것이다. 자와 컴퍼스로 작도할 수 없는 도형이 세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배적문제에 나오는 도형이다. 그리스의 한 지방에 전염병이 돌았는데, 사람들은 아폴론 신전에 병을 고쳐 달라고 기도했고, 아폴론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신탁을 받았다. “지금 신전에 정육면체 모양의 제단이 있는데, 이 제단의 부피를 2배로 늘린다면 병을 낫게 해주겠다.” 사람들은 제단의 부피를 2배 늘리기 위해 한 변의 길이를 작도하려고 했지만 그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림 1]
배적 문제는 길이가 s, 2s인 두 선분 사이에 있는 두 개의 비례중항을 찾는 문제로 변형할 수 있다. [수식2]
당시 수학자 메나에크무스는 자와 컴퍼스가 아닌 원뿔을 이용해 정확히는 원뿔을 자를 때 생기는 단면의 모양인 곡선(포물선)을 이용하여 배적문제를 해결하였다. 꼭짓각이 직각인 원뿔을 모선에 수직으로 자른 단면의 모양을 생각해 보자. [그림 2]
비슷한 방법으로 OA의 중점을 지나고 모선에 수직인 평면으로 자른 단면의 모양에서 관계식 [수식 3]을 만족하는 곡선을 찾을 수 있으므로 두 곡선을 [그림 3]과 같이 놓으면 배적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를 찾을 수 있다.
이제 이 곡선(포물선)을 자와 컴퍼스로 작도할 방법을 찾기만 하면 배적문제는 완전히 해결되리라 기대를 걸었다면 대답은 ‘No’다. 메나에크무스를 비롯한 많은 수학자들이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오히려 많은 세월이 지난 뒤 작도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하지만 원뿔을 자른 단면으로 곡선의 모양을 크게 세 가지 포물선 타원 쌍곡선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하겠다. 아폴로니우스는 원뿔을 자르는 각도에 따라 포물선 타원 쌍곡선으로 분류하고 증명하였다. 이런 의미에서 이차곡선을 원뿔 곡선 또는 원추 곡선이라고 한다.
다음 호에서는 이차곡선의 성질에 대해 알아 보자.
■김국인 선생님
김국인 선생님은 현재 서울과학고등학교에 근무하신다. 서울대에서 수학교육을 전공하였으며 서울대 대학원에서 수학교육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국연합 모의고사 출제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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