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유연성과 안정성의 관계는?
커버스토리

노동시장 유연성과 안정성의 관계는?

정재형 기자2009.06.17읽기 3원문 보기
#비정규직 보호법#정규직 전환#노동시장 유연성#고용 안정성#비정규직 대량 해고#한국노동연구원#임금 격차#노동력 구성

비정규직 보호법이라는 것이 있다. 2007년 7월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만들어진 법이다. 비정규직은 월급도 낮고 고용기간이 짧아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근로자를 말한다. 식당 아주머니에서부터 공장경비원 아저씨, 판매원 등 수도 없는 사람들이, 정년이 보장되는 정규직이 아니라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당시 이 법은 기업이 비정규직 근로자를 2년 이상 계속 고용하게 되면 2년이 넘는 시점에서 의무적으로 정규직으로 바꾸어 주도록 정한 법이다. 오는 7월이 되면 이 법이 만들어진 지 2년이 된다. 이 시점부터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대거 정규직으로 전환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근로자들이 대거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축하 분위기가 아니라 거꾸로 '비정규직 대량 해고'라는 흉흉한 걱정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기업들은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해주면 임금도 높여주어야 하고 정년도 보장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2년이 다 되어가는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보다는 차라리 2년을 채우기 전에 해고해버리고 그 자리를 다른 사람으로 채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도무지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면서 당초 비정규직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만들어진 법이 오히려 비정규직을 더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산업계의 전망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연말까지 매달 10만명 이상이 해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전체 근로자의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임시 · 일용직을 포함한 광의의 비정규직 규모를 2007년 8월 말 기준으로 총 861만명(전체의 54.2%)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외국에 비해서도 많은 편이다.

나라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미국은 2005년 기준으로 상용직 풀타임 노동자(정규직 개념)는 69.4%이며 나머지(파트타임,자영업자,파견노동자 등)가 30.6%다. 일본은 2007년 기준으로 정규직 비중이 66.3%이며 나머지(파트타임,아르바이트,파견/계약)가 33.7%다. 정규직 비중이 45.8%인 우리나라에 비해 크게 높은 편이다. 일자리는 물론 안정되어 있는 것이 좋다. 이는 기업이나 근로자가 모두 마찬가지다. 기업들도 직원들이 자주 바뀌거나 새 사람으로 교체되면 좋을 것이 없다. 숙련도가 떨어지고 일에 대한 교육도 새로 시켜야 한다. 근로자는 더할 나위가 없다.

월급이 많든 적든 안정된 직장을 갖는다는 것은 삶의 질을 결정하는 정말 중요한 문제다. 그런 면에서 비정규직보다는 정규직 일자리가 많아져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이번 호에서는 비정규직법 해법에 대해 알아보자.

정재형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jjh@hankyung.com

AI 퀴즈

이 기사로 1분 퀴즈 풀기

객관식 3문항 · 즉시 채점

광고Google AdSense — 728×90

🔗 본문 속 개념

📚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비정규직 무엇이 문제인가

환란후 크게 늘어 산업 현장 '중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비정규직이 급증하여 현재 전체 임금근로자의 37~60%를 차지하며 산업 현장의 중추 세력이 되었다. 기업들이 경기 침체로 인한 구조조정과 인건비 절감을 위해 비정규직을 선호하면서 정규직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다.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62.6% 수준의 임금과 낮은 사회보험 적용률 등 심각한 차별 대우를 받고 있어 전체 사회의 소득격차 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06.01.24

"고용 유연성·직업 안정성, 왜 중요한지 알것 같아요"
생글생글 200호 나왔다

"고용 유연성·직업 안정성, 왜 중요한지 알것 같아요"

한국외대부속 외고의 경제연구소에서 학생들이 경제신문 '생글생글'을 활용해 비정규직 문제와 고용 유연성·안정성에 대해 토론했다. 학생들은 비정규직 보호법과 근로자 복지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으며, 교사는 신문 기사를 통해 현실의 경제 이슈를 학습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09.06.20

논술경시대회 수상작

논술경시대회 대상 수상답안(인문계 고3 유형)

시장경제는 가격기구를 통해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노동시장에서는 자본가와 노동자 간의 권력 불평등으로 인해 비합리성을 내포하고 있다. 최저임금제나 비정규직 보호법 같은 제도적 보호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정부가 세제 혜택과 발전기금을 통해 기업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면서 동시에 노동자 보호를 강화하는 '작지만 강한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2007.10.16

비정규직 무엇이 문제인가

차별 없애야 겠지만 자칫 일자리 줄수도

비정규직 보호와 일자리 확대 사이의 딜레마가 핵심 쟁점이다. 기업은 비정규직 확대가 고용을 늘린다고 주장하는 반면, 노동계는 고용불안과 소득 불평등을 우려하며 기간제 채용 제한과 2년 근속 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선진국은 비정규직 개념 자체가 없고 직무급 임금체계로 차별을 원천 차단하는 반면, 한국은 고용형태 다양화와 함께 공정한 임금체계 도입이 필요하다.

2006.01.24

유럽과 미국의 머니파워, 노동시장이 갈랐다
테샛 공부합시다

유럽과 미국의 머니파워, 노동시장이 갈랐다

미국은 유연한 노동시장을 통해 경기 변화에 따라 효율적으로 인력을 재배치하면서 2010~2023년 노동생산성이 22% 증가했고, 반면 EU는 경직된 노동시장으로 같은 기간 5%에 그쳐 경제성장률 격차로 이어졌다. 한국은 EU보다도 더 경직된 노동시장으로 평가받아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주요국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

2025.02.20

광고Google AdSense — 728×90 또는 97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