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세계에서 가장 작은 3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실리콘 반도체 전자 소자를 최근 개발해 화제가 됐다.
어른 머리카락 굵기의 4만분의 1에 불과한 이 나노 전자소자는 10여년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실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리콘 반도체의 집적 한계를 새롭게 돌파했다는 점에서 이른바 '실리콘 반도체 시대'를 보다 더 지속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집적기술 발달이 핵심
실리콘은 반도체의 핵심 소재로 알려져 있다.
1947년 미국 벨연구소의 윌리엄 쇼클리 박사가 반도체 특성을 이용해 전류 흐름을 조절하는 전자 소자(트랜지스터)를 개발한 이후 반도체는 전자산업의 '꽃'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미국 페어차일드사가 1959년 실리콘을 이용한 최초의 상업용 트랜지스터를 생산하면서 실리콘 반도체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이후 하나의 칩 안에 트랜지스터,저항,콘덴서 등의 소자를 보다 많이 넣기 위한 집적 기술이 발달하면서 반도체 칩의 용량과 속도는 엄청난 속도로 증가했다.
집적 기술은 칩 위에 얼마나 가느다란 회로를 그려넣을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반도체는 웨이퍼라 불리는 둥근 실리콘 기판 위에 엄청나게 많은 전자 소자와 회로의 형상을 찍어서 만든다.
그 선의 폭을 작게 만들면 만들수록 소자의 크기를 줄일 수 있어 집적도를 높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는 이런 집적 기술을 발전시켜 매년 세계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50나노 16기가비트 플래시메모리를 발표,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메모리는 머리카락 굵기의 2000분의 1에 해당하는 50나노의 아주 가는 선폭으로 반도체 소자와 회로를 만든 제품.그리고 16기가비트는 손톱만한 칩 안에 164억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것으로 20편 이상의 영화 동영상이나 8000곡의 MP3 음악파일,일간지 200년치 분량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실리콘 반도체 집적 한계 뚫었다
이번에 최 교수가 개발한 전자소자는 회로 선폭이 50나노의 17분의 1에 불과한 3나노다.
이를 이용하면 테라비트(1테라는 1000기가)급의 메모리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1테라 플래시메모리는 엄지 손톱만한 칩 속에 1만2500년 분의 신문기사와 50만곡의 MP3 음악파일,1250편의 영화를 저장할 수 있다.
물론 실제로 상용화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더 지켜봐야 한다.
이번 3나노 전자소자가 의미를 갖는 것은 실리콘 반도체의 집적 한계를 새롭게 뚫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실리콘 소재는 10나노 이하의 소자에는 적용하기 힘들고 5나노 이하의 소자에는 활용하는 게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크기가 작아질수록 반도체 고유의 특성을 유지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대략 10∼20나노급 이하의 칩을 만들려면 실리콘 대신에 탄소나노튜브나 분자 소자를 이용해야 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