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에 대해서는 2011학년도 두 문제가 출제됐다. 대중에게 ‘사회적 기업’이 알려진 시점이 방글라데시의 은행가이자 대학교수인 무함마드 유누스가 자신이 설립한 그라민은행과 함께 노벨평화상을 공동으로 수상했던 2006년 이후니까 다분히 시사적이면서도 학문적인 논술 테마라고 볼 수 있다. 그라민은행은 방글라데시의 빈민들에게 무담보 소액 대출 운동을 전개해 빈곤퇴치에 앞장섰다. 재력이 없는 빈민들의 가능성만 보고 대출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출금 상환율이 95%를 넘겨, 그들을 ‘저신용자’로 낙인찍었던 다른 은행들을 무안하게 만들었으며, 총 400만명에 달하는 방글라데시의 신용소외자들을 빈곤으로부터 탈출시켰다. 대부분의 사회적 기업이 그라민은행처럼 잘된다면 논술문제로 출제될 이유가 없다. 여기에는 어떤 난관이 있을까.
2011 성균관대 수시 3교시 2011 경희대 수시
일단 개념부터 알고 들어가자. 사회적 기업이 뭔지 성대 제시문을 통해 알아보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사회적 기업을 ‘기업적 전략에 따라 조직을 운영하되 공익을 추구하고, 이윤을 극대화하기보다는 특정한 경제사회적 목적을 이루고자 하며, 사회적 소외와 실업 문제에 대해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모든 민간 활동’이라고 규정하였다.
여기에서 ‘기업적 전략에 따라’라는 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 말은 영리행위를 한다는 뜻이다. 어떤 단체가 영리행위(돈을 버는 행위)를 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꽤 중요한데 보통 장학회나 보육원과 같은 ‘복지단체’는 비영리단체 혹은 비영리법인으로서 단체의 등록단계부터 영리사업을 할 수 없게끔 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사회적 기업은 ‘기업’이다. 이 때문에 영리법인으로 등록해야 하고 회사법의 규제를 받는다. 물론 비영리단체와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국내에서도 다수의 사회적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재활용품을 수거·판매하는 ‘아름다운가게’, 지적장애인이 우리밀 과자를 생산하는 ‘위캔’, 폐타이어 등 재활용품을 활용하여 만든 악기를 통해 소외계층을 위한 공연을 하는 ‘노리단’, 컴퓨터 재활용 기업 ‘컴윈’, 친환경 건물청소업체 ‘함께일하는세상’, 장애인 모자생산업체 ‘동천모자’ 등이 그 예이다.
기업의 목적과 존재 이유는 1차적으로 ‘이윤 획득’이다. 돈을 벌지 못하는 기업은 기업으로서의 존재가치를 상실한다. 기업이 이윤을 얻기 위해서는 보다 적은 자본을 들여 보다 많은 생산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것은 공공성이라고 하는 사회적 가치와 본질적으로 충돌하기 마련인데 이 때문에 사회적 기업은 태생적으로 그 성공 가능성이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다. 사회적 기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가 경희대 문제의 제시문으로 나왔다. 논제 요구는 이 제시문의 견해를 비판하라는 것이었다.
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기업’이란 사회적 목적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생산과 판매 등 영업 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사회적 기업은 이윤 추구를 우선시하는 ‘기업’이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호 모순된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에 부작용을 초래하고 제대로 운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매출 신장과 이윤 확대를 위해서는 보다 공격적이고 도전적이며 시장지향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데, 이것은 사회적 서비스 제공을 어렵게 한다. 반대로 사회적 서비스를 위한 민주적 의사결정체제의 구비, 취약 계층의 고용 비율 확보, 사회 서비스 제공 의무화 등의 요건은 수익 창출을 근본적으로 막게 한다. 이런 이유로 사회적 기업이 외부로부터 재정 지원 없이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자립할 수 있다고 기대하기란 불가능하다.
그 결과로 정부는 사회적 기업에 재정 지원을 하는데, 정부 지원이 단지 인건비를 지불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일반인의 호의적 인식 때문에 정부는 사회적 기업의 승인을 남발하여 예산을 무분별하게 사용할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일반 기업에 사회적 기업을 도와주도록 암묵적으로 강요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사회적 기업가로 하여금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기업 활동을 하게 하기보다는 정부에 더욱 의존하게 하는 동시에, 취약계층 사람들에게는 사회적 기업 이외의 일반 기업에 취업하려는 자유의지나 새로운 일을 개척하려는 자발적 노력을 포기하게 한다.
이 견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사회적 기업의 자립 확률은 약 10% 미만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심각하게 낮은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의 소상공인의 창업 성공률이 15% 정도니까 일반 기업에 비해 낮은 것만큼은 확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