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 대입논술의 핵심 유형 : 복합문제 유형
지난 시간에는 복합문제 유형의 기본적 구조를 설명해드렸지요. 공통점 찾기와 비교하기를 하나로 두는 블록 A 및 설명하기와 비판하기를 하나로 두는 블록 B가 복합적으로 출제되는 것이 바로 그것이지요. 현재 대입논술에 있어, 이 유형이야말로 가장 빈번하게 출제되는 조건입니다. (A블럭과 B블럭은 순서가 바뀔 수도 있습니다. 즉, 설명을 먼저 하고 비교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A블럭의 조건을 보면 알겠지만, 우선 제시문 2개를 놓고 따지는 기본유형입니다. 그러므로 공통점 찾기의 제시문 구조나 설명하기의 제시문 구조가 같고, 비교하기 구조와 비판하기 구조가 같다는 것을 안다면, 결국 <같은 유형의 제시문>과 <대립되는 유형의 제시문>을 미리 예상할 수 있습니다. 즉, <제시문 (가)와 (나)의 공통점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다)를 비판하시오.>와 같은 문제에서 (가)와 (나)의 공통점을 굳이 찾지 못했더라도, (다)와 반대되는 관점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으므로 답을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이런 복합유형은 오히려 퍼즐맞추기와 같은 형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분량도 늘어나게 됩니다. 제시문이 3개가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800자 이상으로도 충분히 늘어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시문 (가)와 (나)의 관점을 비교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를 각각 평가하시오.>와 같은 조건의 경우, 사실상 (가)에서 (다)를 평가하고, 다시 (나)에서 (다)를 평가해야 하므로, 2개의 문제가 하나에 붙어있는 셈입니다. 이런 문제의 경우 실제로 800~1000자를 내곤 합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요약을 생각할 때, 분량에 맞게 외연을 조절한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하다보니 잘 알겠지만, 요약의 분량을 늘리는 것은 더 쉽습니다. 줄이면 줄일수록 어려운 것이지요. 다만 내연은 그대로 하나라는 점을 잊지 말아주세요. 내연을 반복해서 쓸 경우, 오히려 중심이 흔들릴 가능성(혹은 괜히 틀릴 가능성)이 있으니, 핵심을 확실하게 하나만 잡아쓰는 것이 채점에 더 유리합니다. 쉬운 문제를 하나 풀어보면서 계속 생각해보도록 하지요.
<문제> 다음 글 (가)와 (나)에 비유적으로 표현된 내용을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의 윤편의 주장을 비판하시오. (2006학년도 부산대학교 정시기출문제)
가 삶의 의미와 세계의 원리 등에 대한 깨달음에 도달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스스로 도달하기가 어려울 경우, 앞선 스승들의 가르침을 기록한 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글과 깨달음의 관계는 종종 손가락과 달의 관계로 비유된다. 손가락을 들어서 하늘에 떠 있는 달을 가리킬 때, 만약 가리키는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 끝만 쳐다본다면 이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손가락이 달이 아니듯이 글의 내용도 깨달음 그 자체는 아니다. 하지만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에 달이 있듯이 글은 깨달음으로 이끌어 준다.
나 금강산을 사랑하는 사람이 금강산 그림을 널리 수집하고 자세히 살펴본 뒤에 손뼉을 치면서 말하는 내금강, 외금강의 봉우리, 골짜기들은 생생하여 들을 만하다. 그러나 그가 한 번도 한양 밖을 나간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가 본 것이라곤 종이 위의 풍경이므로 기껏해야 산을 보지 못한 사람과 이야기할 수 있을 뿐이다. 만일 그가 금강산에 있는 정양사 주지를 만난다면 곧바로 뒤로 물러서고 말리라. 범부(凡夫)들이 대개 그러하다.
그런데 그림으로만 금강산을 본 데 불과하면서도 타고난 슬기로움으로 그 속의 울긋불긋한 산길과 물길을 잘 알아보고, 지난날의 묵은 자취에 얽매이거나 다른 사람의 말에 현혹되지 않은 채 산 속의 경치를 진짜 본 것처럼 상상해 내는 사람도 있다. 비록 단발령 고개 위에서 금강산을 본 것은 아니지만 그를 선지식*으로 추켜세울 수 있을 것이다. 장유(張維)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선지식(善知識): 지혜와 덕망이 있고 사람들을 교화할 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
다 제나라 환공(桓公)이 어느 날 당(堂) 위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목수 윤편(輪扁)이 당 아래에서 수레바퀴를 깎고 있다가 망치와 끌을 놓고 당 위를 쳐다보며 환공에게 물었다.
“감히 한 말씀 여쭙겠습니다만, 전하께서 읽고 계시는 책은 무슨 내용입니까?”
환공이 대답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