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시즌이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주말마다 시험을 보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며칠간은 인터넷 뒤져가며 ‘내가 답을 제대로 쓴 게 맞나?’하고 고민을 반복하겠지요.
(기존의 유형과 매우 다르게 나온 연세대 인문의 문제를 보고 당황한 학생들이 어찌나 많던지! 저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 많이 놀랐답니다.
뿐만 아니라 이화여대 사회계열에서 등장한 <검토하시오>라는 조건은 정말 낯설더군요!). 생각해보면 알겠지만 매우 무의미한 일입니다.
이미 시험장을 떠났다면 굳이 그걸 다시 떠올리며 황금 같은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지요.
사람 맘이란 것이 그렇게 쉽게 되지 않는다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지만, 그럴 바엔 차라리 다음 시험을 생각하세요.
이렇게 시험이 연속되는 기간에는 수능공부도 논술공부도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일이기 때문에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지나간 시험은 이미 지나간 일이니 만큼 과감하게 잊으세요. 그게 건설적인 반성이라면 상관없겠지만, 그저 자책하기 위한 것이라면 아무런 쓸모도 없습니다.
지금까지 시험을 본 학교들을 살펴보면, 그 특징은 ‘모의문제와 다르게 문제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유형까지 싹 바꾸고, 문제수까지 바꿔낼 정도였으니까요! 난이도나 기본적인 질문이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유형 자체가 바뀌었다는 것으로 인해 혼란을 느낀 학생이 한둘이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학에서는 왜 이렇게 했을까요? 그야, 기출이나 모의를 토대로 판박이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지요.
아쉽게도 이런 최근의 경향은 사설 학원을 다니는 친구들에게 더 유리한 측면이 많습니다.
학교에서는 아무래도 새로운 문제유형을 만들어서 훈련시키기보다는 기출에 의존하여 하는 경우가 더 많고, 혼자서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더더욱 기출이나 모의유형이 절대적이기 때문이지요
. 대학의 의도가 어찌됐든, 변별력을 높이자는 차원에서 유효했을지 모르겠지만 체계적으로 논술에 투자하지 못한 학생들이 이런 사태의 직접적인 피해자라는 사실은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유형을 오랫동안 공부하기보다는 수시 시즌에 맞춰 유형을 익히는 학습방법을 택한 학생들이 전국적으로 얼마나 많은지 저는 알고 있습니다.
제게 교재문의를 하거나, 질문을 하는 학생들의 경우 대개 기준은 ‘작년 기출’이나 ‘올해 모의’니까요.
그것과 같거나 다르거나가 마치 합격의 잣대인 것처럼 여기는 학생들 역시 매우 많습니다.
3년치 기출과 올 모의만 풀어보고 시험 준비를 다 했다고 한 학생들의 경우, 시험장에서 낯선 유형의 문제를 받아보고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천천히 오랫동안 다양한 유형과 주제에 대비하여 훈련을 한 학생에 비해 적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지요.
이미 지나간 공부 방식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 역시 미련한 짓이겠습니다만, 이제부터라도 유형을 벗어난 기본 훈련에 좀 더 신경을 쓰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차원에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신문을 보는 2학년 친구들의 경우라면, 미리 준비할 만한 자극이 되겠지요. (결론 : 여름방학끝나고 한두 달 동안 기출유형만 익힌다고 논술이 대비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