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0호 2010학년도 서울대학교 수시 2-2 기출문제 풀이
서울대 문제가 생각보다 쉽다고 느껴졌을지 모르겠지만, 실제로는 자기 경험을 섞어서 2500자로 쓰는 문제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쉽지 않은 것이지요.
어찌됐든 문제가 변형되었으니, 제시문을 읽어가면서 조건대로 명확히 내용만 가려내면 되는 문제입니다.
사실 제시문 (1)에서는 성숙이라는 단어보다는 '치기어린'이란 표현이 더 어울릴 듯 합니다.
물론 인생의 고통을 이미 알 정도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집을 뛰쳐나온 주인공이지만, 특별한 계획은 없습니다.
주인공에게 '집'은 분명 부정적인 공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곳에 다시 잡혀가느니 서울로 가서 무언가를 하자고 마음먹은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보았을 때, 결단력이나 실천의지 자체는 매우 높게 평가해줄만 합니다.
어떠한 문제의식을 접하고, 이에 대한 결단을 직접 실천해 옮겼으니까요.
더군다나 할머니 딸의 훈계에 울컥하지만, 성질을 잘 참습니다. 자기 성질대로 하는 것이 세상살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이가 어린만큼 세상을 잘 모릅니다. 의욕과 용기는 넘치지만, 계획 없이 무작정 저지르고 보자는 식의 행동은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지요.
아직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단계까지는 가지 못한 것입니다.
(2)제시문은 유명한 헬렌 켈러의 이야기입니다.
보통은 언어에 관련된 제시문으로 나오곤 합니다만, 너무 진부하게도 '성숙'이라는 주제로 대놓고 등장합니다.
물론 성숙에 대한 주제로 제시된 이야기지만, 여기서도 '언어란 세계로 통하는 통로'라는 개념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헬렌 켈러는 언어를 이해하면서,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합니다.
물론 그전에도 세계는 존재했지만, 언어가 개념으로 이해되면서, '인식을 소유'하게 되지요.
이제 헬렌 켈러는 자기만의 어둠에 갇혀 있던 시각장애 소녀가 세계의 일원으로서 세계에 참여하는 즐거움을 얻게 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갑자기 희망이 솟아나며 인간극장이 펼쳐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중간 부분에 등장하는 '어리광' (맹아학교 친구들이 보내준 인형을 던지다니!) 부분은 아직 사회적 관계, 즉 나와 세계의 관계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모습을 보입니다.
무조건 내 중심에서, 모든 일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이럴 경우 내 행동이 미칠 영향이나, 그것에 따라 남들이 가질 감정을 아직 계산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아직 '타인'이나 '감정'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테니까요.
(이것은 종종 나오는 주제이지요. 과연 '언어'가 먼저일까요? '사고'가 먼저일까요? '슬프다'는 단어를 알기 전에는 '슬픔'을 모르는 것일까요?)
뭐, 그래도 조만간 극복이 되겠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