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3호 2011학년도 건국대 모의논술문제 해설
대부분의 학생들을 궁지로 몰아넣은 것은 '관계'라는 단 두 글자였습니다.
문제를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진실과 주관의 관계를 밝히시오>라고 했으니 관계를 밝혀야 하지만 우리 머릿속에 있는 관계를 지칭할 수 있는 명사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문제였던 것이지요.
아마 실제로 이 모의고사를 봤던 많은 학생들도 그랬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았을 때 논제 자체가 명확하지 못했다고 할까요?
차라리 비교하라고 했으면 정직한 독해문제가 되었을 테니 말이죠.
어찌됐든 세 제시문을 비교할 수 있는 하나의 질문을 찾으라고 한다면
"과연 주관이 진실을 담보할 수 있는가?" 정도가 되겠네요.
이에 따라서 언어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오히려 진실을 왜곡, 훼손한다는 (가)와, 주관이 개입되어야 비로소 진실을 볼 수 있다는 (나), 주관은 마치 매트릭스 같아서 진실과는 어떠한 관계인지 증명할 수 없다는 (다)로 나눌 수 있습니다.
분량 관계로 긴 해설을 드리지 못하는 점은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신 해설서에는 3번 문제의 해설과 예시답안까지 넣어놓았으니 집에서 혼자서 연습하기 좋을 겁니다.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이 문제와 유사한 문제로는 2009년도 연세대 모의논술고사 문제와 2008학년도 건국대 수시1차 기출문제가 있습니다.
도저히 속이 시원하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이 두 문제를 풀어보시는 것이 좋겠군요.
다음은 문제에 대한 예시 답안입니다.
"각 제시문들은 주관과 진실의 관계에 따라 반비례(=길항=대립)적이라고 보는 (가), 비례적이라고 보는 (나), 독립적이라고 보는 (다)로 나눌 수 있다.
인간의 이성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연역추리가 언어적 표상을 바탕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착안한 제시문 (가)는 언어를 통한 일반화가 인간 문명의 진보를 가져왔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인간을 주관적 관념의 동굴 안에 갇히게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므로 주관으로 인해 진실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훼손할 수 있는 반비례의 관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제시문 (나)는 주관과 진실이 비례관계에 있다고 본다.
제시문 (나)에 의하면 단순한 사실의 나열만으로는 윤봉길 의사가 테러리스트가 되듯, 사태나 사건의 배후에 있는 배경을 주관을 통해 제대로 파악하지 않는다면 진실을 제대로 보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고도의 주관이야말로 진실을 깨닫도록 도와주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논의와 상관없이 제시문 (다)는 애초에 주관과 진실이 독립적인 관계라고 본다.
우리의 두뇌가 인식하는 감각이나 사태는 환상에 불과할 수 있으므로, 진실은 주관의 작용과 전혀 상관없이 증명될 수 없다는 것이다. " (혜성여고 박다은 학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