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의 절반 이상은 해외 탓… 대중교통 무료는 해결책 못 되죠
뉴스 인 포커스

미세먼지의 절반 이상은 해외 탓… 대중교통 무료는 해결책 못 되죠

박상용 기자2018.03.08읽기 5원문 보기
#원인자 부담 원칙#미세먼지(PM10)#초미세먼지(PM2.5)#화석 연료#질소산화물(NOx)#황산화물(SOx)#1급 발암물질#국외 영향

미세먼지 무엇이 문제인가?

서울시는 지난달 27일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시민 주도 8대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5월 내놓은 ‘미세먼지 10대 대책’에 이어 두 번째 대책이었다. 새 대책의 핵심은 ‘원인자 부담 원칙’이었다.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차량 소유자에게 벌칙을 주고 차량 2부제에 참여하는 운전자에게는 인센티브를 준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도로 교통량이 줄어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진다는 계산이다.그러나 이날 언론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었다. 서울시가 지난해 내놓은 10대 대책의 핵심이었던 ‘미세먼지가 심할 경우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을 무료로 하겠다’는 정책을 폐기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 1월 세 차례(15·17·18일)에 걸쳐 출퇴근 시간에 대중교통 요금을 면제해 줬다. 버스나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늘어 승용차 운행이 줄고 그 결과 미세먼지가 감소할 것이란 계산이었다. 서울시 전망과 달리 정책 효과는 거의 없었다. 도로 교통량은 평소보다 1~2% 줄어드는 데 그쳤다. 곧바로 실효성 논란과 함께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이 정책에 드는 예산이 하루 5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결국 두 달도 안 돼 이 정책을 폐기했다.미세먼지가 뭐길래

미세먼지가 뭐길래 이런 논란이 불거진 걸까. 미세먼지(particulate matter)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아주 작은 입자다. 지름이 10㎛ 이하면 ‘미세먼지(PM10)’, 2.5㎛ 이하는 ‘초미세먼지(PM2.5)’로 분류한다. 사람의 머리카락 지름(50~70㎛)과 비교하면 PM10은 6분의 1, PM2.5는 24분의 1 크기에 불과하다. 미세먼지 원인은 ‘자연적 발생원’과 ‘인위적 발생원’ 두 가지로 나뉜다. 흙먼지나 꽃가루 같은 물질은 자연적 발생원이다. 봄철 기승을 부리는 황사도 크기가 10㎛ 이하라면 미세먼지로 분류된다.

인위적 발생원으로는 석탄이나 석유 등 화석 연료를 태울 때 생기는 매연이나 자동차 배기가스,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등이 꼽힌다. 초미세먼지 대부분은 인위적으로 생성되는 가스 물질이 공기 중 물질과 반응해 생긴다. 미세먼지 농도는 과거에 더 높아미세먼지는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비염, 각막염, 기관지염, 천식 등 질환을 일으킨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입자 크기가 너무 작아 코점막에서 걸러지지 않는다. 폐 속 깊이까지 침투해 폐포를 손상시킨다. 폐포에 달라붙은 초미세먼지는 체내에서 배출되지 않고 축적돼 진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 진폐증은 폐에 분진이 쌓이면 생긴다.

이 병에 걸린 환자는 호흡곤란을 겪다 사망할 수도 있다. 유해성은 심각하지만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이 생긴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3년 초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게 발단이 됐다. 국내 미세먼지 농도는 오히려 과거에 더 높았다. 서울 공기 ㎥당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995년 78㎍, 2000년 63㎍, 2005년 58㎍, 2010년 49㎍, 2017년 44㎍ 등으로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미세먼지의 절반 이상은 해외 영향전문가들은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발생원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문제는 중국과 북한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환경부는 평상시 30~50%, 고농도시 60~80%가 국외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이 밖에 서울연구원은 55%, 전북 보건환경연구원은 67%,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48%가량이 국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외교적인 노력을 통해 중국과 북한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당연히 국내 배출원도 줄여야 한다. 경유차 사용을 줄이고 제조업과 발전 시설에서 질소와 황 함량이 적은 연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기현 한양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서울시의 대중교통 무료 정책과 같은 임시방편은 효과가 없다”며 “이보다는 배출원을 구조적으로 줄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영향이 점점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북극과 적도의 기온 차가 줄어들면서 한반도를 관통하는 바람이 약해지고 있다”며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한반도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계속 쌓이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용 한국경제신문 지식사회부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AI 퀴즈

이 기사로 1분 퀴즈 풀기

객관식 3문항 · 즉시 채점

광고Google AdSense — 728×90

🔗 본문 속 개념

📚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선진국이 왜 후진국보다 깨끗하지?…간디 "빈곤이 최대 오염원이다"
Book & Movie

선진국이 왜 후진국보다 깨끗하지?…간디 "빈곤이 최대 오염원이다"

비외른 롬보르의 《회의적 환경주의자》는 환경 위기에 대한 주류 담론의 과장을 통계로 반박하며, 경제성장이 반드시 환경악화를 초래하지 않으며 오히려 소득수준 향상이 환경개선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일부 환경단체와 언론이 편향적 통계로 위기감을 조장하는 경향을 지적하면서, 환경의 질을 높이려면 기술 발전과 투자가 필요하며 이는 결국 경제성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2015.04.23

원전은 안정적이고 발전단가가 가장 싼 에너지죠
Cover Story-석유왕국 사우디는 왜 원전을 더 지을까

원전은 안정적이고 발전단가가 가장 싼 에너지죠

중동 국가들이 석유 고갈에 대비하기 위해 원전 건설에 나서고 있으며, 원전은 발전단가가 가장 낮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기저발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탈원전을 추진하던 일본과 프랑스 등 선진국들도 경제성과 온실가스 감축 측면에서 원전 비중을 다시 높이고 있으며, 사용후 핵연료 처리 비용 등을 감안해도 원전의 경제성이 우수하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2018.05.10

한 사람의 거룩한 꿈이 이룬 아름다운 숲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한 사람의 거룩한 꿈이 이룬 아름다운 숲

프랑스 작가 장 지오노의 단편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은 황무지에서 혼자 도토리를 심어 거대한 숲을 만든 양치기 부피에의 이야기로, 한 사람의 거룩한 꿈과 헌신이 자연을 되살리고 주변 마을 1만 명 이상의 삶을 변화시킨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지구 온난화와 환경 파괴로 위기에 처한 현대에 이 작품은 개인의 선한 결심과 꾸준한 노력이 만들어낼 수 있는 기적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2022.09.15

비관론 "석유 고갈"  vs  낙관론 "대체에너지 등장"
커버스토리

비관론 "석유 고갈" vs 낙관론 "대체에너지 등장"

석유 고갈론을 주장하는 비관론자들은 수백만 년에 걸쳐 형성된 화석연료가 한정되어 있고 중국 등 신흥국의 산업화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면 결국 고갈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석기시대가 돌 부족이 아닌 더 나은 기술 등장으로 끝났듯이, 인류의 기술 발전으로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가 개발되면 석유는 고갈되기 전에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석유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가격도 급등하지 않았으며, 셰일가스 같은 대체에너지 기술도 이미 등장하고 있다.

2013.10.24

지구 온난화…"화석연료 탓" vs "과장됐다"
커버스토리

지구 온난화…"화석연료 탓" vs "과장됐다"

지구 온난화의 원인을 둘러싸고 국제 과학계와 회의론자들 간의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IPCC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이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이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반면, 회의론자들은 환경론자들이 통계를 과장하고 있으며 구름이나 먼지 같은 자연 변수의 영향이 더 크다고 주장한다. 경제성장으로 평균수명이 증가하고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면서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한 과학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2014.01.16

광고Google AdSense — 728×90 또는 97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