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무 서울대 총장은 이달 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8년 입시에서 서울대는 특정 지역의 논술학원에 의존한 학생들이 좋은 점수를 못 받도록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지금까지 논술 문제를 출제하기 전에 유명 학원에서 가르친 내용들을 확인해 제외시켰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험생들에게 지나치게 학원에 의존해 특정 이슈에 대한 모범 답안을 달달 외우는 학습방법에 경종을 울린 셈이다. 이 총장의 경고처럼 모범답안을 외우는 방식으로는 상위권 대학 논술고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학들이 내놓은 채점 기준을 보면 이러한 예상은 충분히 가능하다. 대학들이 마련한 채점 기준을 살펴보면 ①논제의 핵심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②문제가 요구하는 방식으로 내용을 분석한 후 ③그에 따라 설정된 주장을 자신의 논지로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기에 ④합리적이고 일관성 있게 논증하고 있는지 ⑤창의적 사고력 표현력이 적절히 뒷받침 됐는지가 추가돼 종합 평가를 내리게 된다.
특히 최근에는 천편일률적 답안보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면서 참신한 주장이 담긴 답안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경향이 뚜렷하다.
무엇보다 각 대학들은 논술 문제를 기출 문제와 예시 문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노력한다.
제시문이나 주제는 지난해와 동일하지 않지만 논술 출제방향과 자주 등장하는 주제 영역 등을 살펴보면 큰 도움이 된다.
2006학년도 문제를 중심으로 주요 대학들의 정시모집 논술고사 출제 경향을 요약해 본다.
◆경희대=복수 제시문을 통해 하나의 사안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고려하는 능력을 테스트했다. 창의적인 사고를 보는 게 논술시험의 취지라고 학교측은 설명한다.
◆고려대=복수의 제시문이 주어지고 그들의 공통 주제를 찾은 후 제시문 간의 연관관계를 분석하고,자신의 생각을 기술하는 형식이 주로 나온다.
논제에서 글의 방향을 제시하거나 범주를 한정하지 않고 학생 스스로 제시문 분석을 통해 자신의 글을 구성해야 하므로 지문 이해력,분석력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제시문 간의 연관관계를 기술할 때 표면적인 관계뿐 아니라 함의까지 파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깊은 사고력이 필요함 셈이다.
◆서강대=인생관,쾌락,죽음,노동,실존,정체성 등 인간에게 던지는 원론적인 문제를 다루되 이것을 현재 상황과 접목해 성찰할 것을 요구한다.
◆서울대=주로 복수의 제시문이 주어지고,그것을 이해·분석한 후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는 형식으로 출제된다.
다만 지난해에는 제시문을 사례 및 제시문으로 나누어 보여줌으로써 다른 대학들과 구별되는 독특한 형식을 시도했다.
세 가지 사례를 분석해 대등하지 않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경쟁 상황을 파악하고,제시문에서 자유와 경쟁의 의미,자유와 경쟁의 제한이 정당화되기 위한 조건 등을 분석토록 한 후 경쟁의 공정성과 경쟁 결과의 정당성에 대한 견해를 논술할 것을 요구했다.
제시문에 한자가 포함됐으나 모두 독음을 달아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