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택선 교수의 역사 경제학

IT산업 발달에 따라 정보비용이 줄어든다

2006.05.01

IT산업 발달에 따라 정보비용이 줄어든다

김혜수 기자2006.05.01읽기 4원문 보기
#정보비용#생산자잉여#소비자잉여#수송비용#시장균형#IT산업#산업혁명#생산성향상

경제사를 연구하다 보면 경제 발전의 중요한 요인으로 수송 수단의 발달이 등장한다. 영국은 산업혁명 기간 중 철도와 운하 개설,도로 건설 등에 많은 민간 자본을 동원했다. 지금도 남아 있는 18,19세기 영국 주식시세표에 등장하는 기업들 가운데는 운하,철도,도로를 개설하고 운용했던 기업들이 상당수에 이른다. 미국의 경우에도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초에 걸쳐 미시시피 강 등 주요 강의 수로 개선에 많은 돈을 들였고 도로 개설 및 개선에도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다.

이리 운하의 개설은 뉴욕이 오늘날 세계 최대 무역항이 된 데 크게 기여했고 19세기 중반 본격화된 철도의 개설은 미국 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수송 수단 발달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는 생산자 잉여와 소비자 잉여를 가지고 매우 간단하게 평가할 수 있다. 이는 앞서 영국의 항해법이 미국에 어떤 부담을 주었는가에 관한 분석에 활용되었던 것과 똑같은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수요 공급에 관한 기본적인 그래프는 생산에 따른 비용과 수송에 수반되는 비용을 구별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생산자가 생산에 들어간 비용에 근거해서 얻게 되는 생산자 잉여를 정확하게 구별하는 것이 어렵게 된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공급 곡선을 그릴 때 생산 비용과 수송 비용을 분리해서 별도의 공급 곡선을 그리는 것이다. 여기서는 생산 비용만 고려한 공급 곡선을 생산공급 곡선(Sp),수송 비용까지 포함한 공급 곡선을 시장공급 곡선(Sm)이라고 하자.이를 통상적인 수요 공급 평면에 그리면 위의 그림과 같이 된다. 수송 비용을 포함하지 않은 공급 곡선은 Sp로 표시되어 있다. 여기에 수송 부문의 발달이 있기 전,수송 비용을 포함한 공급 곡선을 그리면 Sm이 될 것이다.

실제로 시장에 상품이 공급되는 것은 Sm을 따르게 되고 시장 균형은 Sm과 D가 만나는 점에서 이루어진다. 이 때의 균형 가격은 P가 된다. 그런데 수송이 발달하여 비용이 줄어들면 시장공급 곡선은 Sm′이 되고 균형 가격은 P′가 된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 잉여는 P와 P′사이의 빗금 친 부분만큼 늘어나게 된다(소비자 잉여가 P보다 위쪽,그리고 수요곡선 D 아래쪽의 삼각형에서 P′위쪽, D 아래쪽 삼각형으로 바뀌게 된다). 생산자 잉여도 같은 논리로 R과 R′ 사이의 빗금 친 부분만큼 늘어나게 된다. 결국 시장균형 가격이 하락하고 균형 거래량은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이 누리는 잉여가 늘어난다.

생산의 경우에는 시장균형 가격이 하락함에도 불구하고 생산 비용만을 고려한 공급 가격은 R에서 R′로 높아지고 균형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역시 생산자 잉여가 증가하는 것이다. 경제 전체적으로 보면 수송 부문으로 귀속되었던 수익이 소비자 및 생산자 잉여로 전화되면서 순후생 손실은 감소하게 된다(사회적 순후생 손실이 감소한 부분이 얼마나 되는지 그래프에 표시해 보자). 물론 이때 증가하는 생산자 잉여나 소비자 잉여의 크기는 수요 곡선과 공급 곡선의 기울기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미국의 경우 1815년에서 1860년 사이 수송 비용의 감소를 생산성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계산해 보면 도로의 경우 2배,철도의 경우 5배,(강을 이용한) 증기선의 경우 10 내지 12배 정도 향상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수송의 발달이 경제 전체의 후생 증대에 기여한 정도는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오늘날 정보기술(IT) 산업의 발달에 따른 정보 비용 감소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재화나 서비스의 거래에 수반되는 비용이 수송 비용만이 아니고 거래 대상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는 비용까지 포함한다고 하면 정보 비용의 감소 역시 똑같은 논리로 사회적 후생을 증대시킬 수 있다.

1990년대 미국 경제가 IT 산업 발달로 이른바 인플레 없는 지속적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데는 바로 이 같은 정보 비용 감소에 따른 후생의 증대가 중요한 요인이 되었던 것이다. 노택선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 교수 tsroh@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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