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트르의 실존주의
김홍일쌤의 서양철학 여행 (58)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생글생글2018.10.25읽기 5원문 보기
#실존주의#실존은 본질에 앞선다#인간의 주체성#선택과 자유#휴머니즘#장-폴 사르트르#노벨문학상#의미 창출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며 인간의 주체성 강조

인간은 선택을 통해 스스로 본질을 만든다는 거죠

사르트르문학가로 더 유명사르트르는 ‘제도화 되기를 원치 않는다’는 말로 수상에 대한 거절 이유를 밝히긴 하였지만,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라는 권위에 의해 규정된 자신으로 살기보다 글을 통하여 자유롭게 의미를 창출하는 실존주의 작가로서의 삶을 선택한 그의 실존주의 철학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사르트르 실존주의 철학의 핵심은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라고 한 사르트르의 명언에 잘 압축되어 있다. 이 한 문장에 실존주의 철학이 압축되어 있느니만큼 이를 이해하는 데에는 보다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라는 말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실존주의 핵심이 응축되어 있다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사르트르의 이 명언이 실존주의를 이해하는 데 열쇠가 되는 것은 그것이 사물과 대비되는 인간의 존재 양식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르트르는 “본질이 실존에 앞선다”는 사물의 존재 양식과 달리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는 인간의 존재 양식을 개념적으로 구분함으로써 이로부터 실존주의의 핵심 개념인 인간의 주체성을 이끌어내고 있다.그렇다면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를 위해 먼저 그 반대인 ‘본질이 사물에 앞선다’는 말의 의미를 살펴보자. 예를 들어 교실의 의자를 생각해보자. 의자는 교실에 존재하기에 앞서 그 책상을 제작한 사람의 머리 속에 그 본질이 들어있다고 볼 수 있다. 즉 무엇 때문에 이 의자를 만들며, 의자의 재료는 무엇으로 할 것이며, 크기는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와 같은 의자에 대한 구상이 제작자의 머리 속에 먼저 그려진 다음 그에 따라 의자는 제작된다. 이 경우 의자가 실재로 존재하기에 앞서 의자의 본질이 먼저 존재했다는 점에서 볼 때, 의자에 있어서는 본질이 실존에 앞선다고 말할 수 있다.

신을 인정하지 않는다그러나 인간의 존재 양식은 사물의 그것과 다르다. 사르트르가 보기에 인간은 사물과 달리 본질이 규정되지 않은 채 세상에 던져진 존재이다. 이는 곧 인간에게는 본질이 없으며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인간은 이 자유로움 속에서 자신의 미래 가능성을 스스로 선택하고 본질을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인간은 주어진 본질에 의해 결정되는 존재가 아니라, 선택을 통해 끝없이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존재라는 점에서 ‘실존이 본질보다 앞선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 “인생은 B(Birth)와 D(Death)사이에 있는 C(Choice)이다”는 사르트르의 또 다른 명언이다. 물론 만일 신이 존재하고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면 인간의 경우도 사물과 같이 본질이 실존에 앞선다고 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신의 마음 속에 인간을 창조하려는 의도와 구상이 앞서 존재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르트르는 신을 인정하지 않는다.실존이 본질에 앞선다는 말은 달리 말하면 인간의 주체성을 표현한 것이다. 신이 없는 세계에서 인간이 나아가야 할 유일한 길은 인간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면서 만들어갈 뿐이다. 인간은 ‘지금 여기’ 자기가 처한 상황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와 의미를 만들어가는 주체이다. 이것이 바로 실존주의가 제시하는 인간의 모습이며, 동시에 사르트르가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라고 한 말의 의미이다. 사르트르에 의하면 진정한 휴머니즘은 인간의 가치 자체보다 인간이 가치를 창출하고 의미를 규정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선택하고 책임지며 산다결론적으로 우리의 삶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하지만 이 말은 그저 주어진 대로 남을 따라 사는 사람들에게 맞는 말이다. 사르트르가 보기에 인간의 삶은 무의미하기 때문에 오히려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삶은 인간이 선택해 의미를 부여할 때까지는 아무런 의미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존적인 삶은 인간의 실존에는 아무런 목적도 없다고 선언하는 데서 출발한다. 하지만 실존적인 삶에는 근원적인 감정인 불안이 내재해 있다. 비록 실존은 자유롭지만 실존적인 삶에는 선택, 책임에 따르는 불안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실존적 인간이 된다는 것에 따르는 부담의 무게를 벗어날 방법은 무엇일까?● 기억해주세요실존이 본질에 앞선다는 말은 달리 말하면 인간의 주체성을 표현한 것이다. 신이 없는 세계에서 인간이 나아가야 할 유일한 길은 인간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면서 만들어갈 뿐이다.김홍일 < 서울국제고 교사 >

AI 퀴즈

이 기사로 1분 퀴즈 풀기

객관식 3문항 · 즉시 채점

광고Google AdSense — 728×90

🔗 본문 속 개념

📚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숲을 정복하며 두려움을 떨친 소년의 성장기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숲을 정복하며 두려움을 떨친 소년의 성장기

윌리엄 포크너의 성장소설 《곰》은 16세 소년 아이작이 노련한 사냥꾼 샘으로부터 무서움과 두려움의 차이를 배우며 전설의 곰 올드벤을 사냥하는 과정을 그린다. 아이작은 근거 없는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숲을 철저히 익히고 결국 성장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소유, 자유, 자연 파괴 등 깊이 있는 주제들을 탐구하게 된다.

2021.11.04

형·누나와 다르게 난폭한 다섯째…도대체 왜 그럴까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형·누나와 다르게 난폭한 다섯째…도대체 왜 그럴까

도리스 레싱의 소설 《다섯째 아이》는 행복한 가정을 꿈꾸던 부부가 낳은 다섯째 아이 벤이 형누나들과 달리 폭력적이고 통제 불가능한 모습을 보이면서 가족이 붕괴되는 과정을 그린다. 작가는 인류학자의 '빙하시대 유전자'에 대한 글에서 영감을 받아, 예측 불가능한 유전자와 불행이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다는 인생의 근본적인 불확실성을 탐구한다. 이 작품은 개인의 노력과 선택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삶의 비극성을 보여주며, 현대 사회의 청소년 범죄 증가 현상을 통해 우리가 외면하고 싶은 미래의 모습을 제시한다.

2022.02.17

아름다운 풍경과 달리 인간의 고독한 삶 담았죠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아름다운 풍경과 달리 인간의 고독한 삶 담았죠

196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일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대표작 《설국》은 아름다운 겨울 풍경을 배경으로 주인공 시마무라와 두 여성의 허무하고 고독한 삶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부모와 가족의 죽음으로 일찍 혼자가 된 작가의 쓸쓸함이 간결한 문체와 깊이 있는 심리 묘사로 표현되어 독자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2022.02.24

시인과 우편배달부의 따뜻하고도 위대한 만남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시인과 우편배달부의 따뜻하고도 위대한 만남

안토니오 스카르메타의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는 노벨문학상 수상 시인 파블로 네루다와 우편배달부 마리오의 우정을 그린 소설로, 마리오가 네루다에게 배운 메타포를 통해 사랑하는 여인의 마음을 얻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품은 시인과 평범한 사람의 따뜻한 만남을 통해 우정, 사랑, 칠레의 정치 상황을 함께 다루며, 이탈리아에서 영화화되어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하는 등 27개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적 인기를 얻었다.

2022.07.07

두 친구의 눈물겨운 삶과 아름다운 우정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두 친구의 눈물겨운 삶과 아름다운 우정

존 스타인벡의 《생쥐와 인간》은 서로 다른 성격의 두 농장 일꾼 조지와 레니의 우정을 그린 작품으로, 자작농이 되려는 꿈을 꾸던 두 친구가 돌이킬 수 없는 사건으로 비극적 결말을 맞게 된다. 이 소설은 꿈, 우정, 폭력 등 청소년기에 생각해볼 중요한 주제를 담고 있으면서도 민감한 내용으로 인해 여전히 금서 지정 요청을 받는 고전이다.

2021.08.19

광고Google AdSense — 728×90 또는 97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