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영국이 투영된 아프지만 감동적인 이야기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19세기 영국이 투영된 아프지만 감동적인 이야기

생글생글2026.02.26읽기 5원문 보기
#구빈법#아동노동#사회문제의식#찰스 디킨스#올리버 트위스트#빈곤#고아#19세기 영국 사회

찰스 디킨스 <올리버 트위스트>

제미나이19세기 최고의 영국 작가로 손꼽히는 찰스 디킨스는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을 그린 <크리스마스 캐럴>, 기네스북 선정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소설’ <두 도시 이야기>, 돈보다 ‘인간적 성숙’이 중요함을 알린 <위대한 유산>을 비롯해 많은 명작을 남겼다.<올리버 트위스트>는 열 살밖에 안 된 고아 소년이 엄청난 고난 속에서 이리저리 휘둘리지만 끝내 악에 빠지지 않아 행복을 만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1812년에 태어난 찰스 디킨스는 아버지가 빚 때문에 감옥에 수감되자 열두 살부터 구두약 공장에서 병에 라벨 붙이는 일을 하며 홀로 살았다. 형편이 어려워 학교를 그만두었지만, 속기술을 배워 의회 기자로 일하며 문학에 대한 꿈을 키웠다.21세에 단편을 발표하면서 작가가 된 디킨스는 장편소설 <픽윅 클럽 여행기>로 크게 주목받았다. 26세에 출간한 두 번째 장편소설 <올리버 트위스트>가 대중의 폭발적 사랑을 받으면서 인기 작가로 우뚝 섰다. 열두 살에 혼자 살며 스스로 돈을 벌어야 했던 찰스 디킨스의 마음이 열 살에 거리로 내몰린 올리버에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 범죄자의 소굴로 들어간 올리버

제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더라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자신을 낳고 엄마가 바로 세상을 떠나면서 올리버는 극빈자들을 반강제적으로 수용하는 구빈원에 맡겨진다. 배고픔과 온갖 박해를 참으며 지냈지만, 엄마를 모욕하는 데다 모함까지 당하자 구빈원을 탈출한다.거의 굶다시피 하며 일주일 내내 걸어 기진맥진해진 올리버는 자신에게 말을 건 소년들을 따라간다. 소년들을 소매치기로 만들어 돈을 착취하는 페이긴이라는 유대인이 사는 집이다. 어린 나이에 범죄의 소굴로 들어간 올리버는 어떻게 될 것인가.찰스 디킨스는 이 소설에서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과 상업적 대중성’을 동시에 추구했다. 1834년에 개편된 구빈법에 대한 논란을 배경으로 ‘자선, 고아, 아동노동’ 같은 다양한 사회문제를 다루었다. 이 소설은 ‘벤틀리 문집’이라는 정기간행물에 실은 뒤 나중에 책으로 묶었는데, 연재할 때부터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런던의 범죄 소굴을 적나라하게 그리면서 고아들이 유린당하는 일을 부각했기 때문이다. 기분에 따라 함부로 판결하는 나쁜 판사의 행태도 고스란히 그려 당시 무질서한 영국 사회를 고발했다.페이긴은 어떻게 소년들을 소매치기로 훈련시킬까. 우선 아이들을 고독하고 울적한 상태로 지내게 한 다음 그 누구하고라도 함께 있고 싶게 만든다. 영혼을 암울하게 만들 독을 주입하면서 영혼을 영원히 변색시키는 것이 다음 순서다. 페이긴보다 더 악한 사익스는 도둑질을 하러 갈 때 몸집이 아이를 작은 통로로 밀어 넣어 문을 따게 만든다. 집 안에서 형들이 소매치기 훈련받는 모습을 지켜본 올리버, 범죄에 성공한 사실을 자랑스럽게 떠드는 소년들을 따라 드디어 거리로 나선다. 두 소년이 소매치기를 하다 들키자 쏜살같이 달아나고, 덩달아 뛰던 올리버가 붙잡힌다. 악을 물리친 올리버이 일이 전화위복이 되어 올리버는 좋은 노인의 집에 살게 되지만, 얼마 후 심부름을 하러 나왔다가 다시 페이긴 패거리에게 잡힌다. 악독한 사익스가 큰 도둑질을 계획하며 올리버를 데리고 가기로 한다. 사익스가 올 때까지 읽으라며 페이긴이 던져준 책 <뉴 게이트 캘린더>(악명 높은 범죄자들의 생애와 재판에 대한 기록)를 들쳐 보던 올리버는 부르르 떨며 “내가 이렇게 무섭고 엄청난 범죄를 저지를 운명이라면 차라리 당장 죽게 해달라”고 하늘에 기도한다.조금 나아지는가 하면 또다시 올리버 앞에 힘든 상황이 펼쳐지는 이유는 소설 후반부로 가면서 서서히 윤곽이 드러난다. 아버지가 남긴 올리버의 재산이 있었고, 재산을 몽땅 차지하려는 이복형 몽스가 페이긴과 사익스를 조종했던 것. 악의 세력이 처참하게 몰락하는 과정은 통쾌함을 안긴다.

이근미 작가 <올리버 트위스트>는 엄청난 범죄와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겪는 이들을 적나라하게 그렸다. 나쁜 어른들이 득실득실한 소설을 읽으면, 청소년을 노리는 디지털 범죄자가 넘쳐나는 요즘 세태가 저절로 떠오른다. 어리지만 결코 악에 물들지 않으려 몸부림친 올리버와 그 올리버를 돕는 따뜻한 손길들, <올리버 트위스트>는 아프지만 감동이 가득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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