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를 배경으로 한 만화 영화 '아이스 에이지 2'의 주인공은 매머드 '매니'다.
영화에서 매니의 색깔은 갈색으로 표현돼 있다.
이 영화뿐만 아니라 각종 그림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매머드는 하나같이 짙은 갈색을 띠고 있다.
우리의 상상 속에 자리 잡은 매머드도 대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실은 매머드는 생쥐 같은 동물처럼 유전자 유형에 따라 짙은 색과 옅은 색으로 나뉘며 여러 가지 색깔을 가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사실은 최근 독일 연구진에 의해 미국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공개됐다.
인간을 비롯한 몇몇 포유 동물들은 독특한 유전자를 갖고 있다.
'Mc1r'라는 유전자다.
동물 털의 색깔을 조절하는 게 바로 이 유전자의 기능이다.
일례로 Mc1r 유전자의 활성이 떨어지는 사람은 빨간 머리카락을 갖는다. 또 쥐와 말,개 등은 붉거나 노란 빛깔의 털을 갖는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팀은 이 Mc1r 유전자가 멸종된 빙하기 동물인 매머드의 색깔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밝혀내 사이언스지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시베리아의 얼어붙은 땅인 '동토층'에 보존돼 있던 매머드 뼈로부터 몇 종의 DNA 서열을 분석해 냈다.
이 매머드는 약 4만3000년 동안 묻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 정보를 다른 매머드들의 DNA와 비교함으로써 매머드 색깔과 Mc1r 유전자 변이의 관계를 알아냈다.
연구팀은 그 결과 매머드가 두 가지 유형의 Mc1r 유전자를 가졌으며 하나는 완전히 활성화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부분적으로 활성화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부분적으로 활성화된 유형의 유전자를 가진 매머드는 밝은 색을,완전히 활성화된 유형의 유전자를 가진 매머드는 어두운 색을 띠었을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연구팀은 매머드가 정확히 어떤 색깔의 털을 가졌었는지에 대해서는 알아내지 못했다.
다만 일반적으로 밝은 색깔의 동물들이 노랑이나 붉은 색의 털을,어두운 색깔의 동물들이 검정이나 갈색의 털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매머드도 비슷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매머드의 색깔 차이가 진화론적으로 왜 일어나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했다.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팀은 이에 앞서 지난해 말에는 매머드의 주요 유전자 정보를 복원해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하기도 했다.
이 연구를 통해 아프리카 코끼리는 600만년 전 매머드에서 유전적으로 갈라져 나왔고 아시아 코끼리는 그로부터 약 44만년 뒤에 떨어져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아시아 코끼리가 아프리카 코끼리보다 매머드에 좀 더 가깝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Mc1r 유전자의 아주 작은 변화가 플로리다 해변 쥐의 색깔을 결정한다는 것을 밝혀내 매머드 색깔 논문과 나란히 이번 사이언스지에 연구 결과를 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