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리는 중남미 국가들
중남미 국가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개혁·개방과 친기업 정책을 펴 온 ‘태평양동맹 4개국’은 원자재값 급락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폐쇄적인 대외정책과 복지 포퓰리즘을 남발한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주요 3개국은 경제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 2월 5일 한국경제신문
☞ 중남미 국가들은 영토가 넓고 자원도 많이 가진 ‘자원부국’이다. 그런데 어떤 나라들은 경제가 상당히 좋은 반면 어떤 나라들은 엉망이다.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칠레 등 ‘태평양동맹 4개국’이 전자의 대표라면 브라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3개국은 후자에 해당한다. 1991년 출범한 메르코수르(MERCOSUR)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베네수엘라 등이 참여한 남미 공동시장이다. 당초 자유무역을 표방했으나 좌파 정권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보호무역과 자립주의로 성향이 바뀌었다. 반면 2012년 출범한 태평양동맹은 자유무역, 경제통합, 국제교역 활성화 등 개방을 내세우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태평양동맹 4개국은 올해 3~5%의 성장이 예상된다. 콜롬비아와 페루는 정부의 적극적인 해외 기업 유치 정책에 힘입어 올해 4% 이상의 경제 성장이 기대된다. 멕시코는 지난해 브라질을 제치고 중남미 자동차 생산 1위 국가로 올라섰다. 2020년께 브라질을 꺾고 중남미 1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남미의 맹주’였던 브라질은 기로에 서 있다. 2년째 ‘제로(0) 성장’이다.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는 올해 각각 -1.5%와 -7% 성장이 예상된다. 아르헨티나는 벌써 몇 차례 부도 위기를 넘나들었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것일까? 그 답은 바로 정치에 있다. 마틴 펠드스타인 미 하버드대 교수(경제학)는 “멕시코의 경우 친시장적인 경제개혁과 외국인 투자가 맞물리면서 낮은 물가와 건전한 재정, 양호한 경상수지, 환율 안정 등 거시경제 기반이 튼튼해지고 있다”며 “멕시코가 향후 10년간 라틴 아메리카 경제의 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메르코수르의 경우 정치권의 포퓰리즘(대중 인기영합 정책)이 나라를 망친 주범으로 꼽힌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1기 임기 중 빈곤층 현금 지원, 유류보조금 지급 등 복지예산을 대거 썼다.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 예산 증액이었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세수 부족, 성장 둔화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외국 자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브라질은 원자재 의존 경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위 10개 수출품목 가운데 9개가 원자재다.
베네수엘라도 변변한 제조업이 없고 석유제품이 전체 수출의 90%가 넘는다. 1999년부터 14년간 장기 집권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은 원유 수출로 벌어들인 돈으로 산업 경쟁력을 키우기보다는 선심성 무상복지에 펑펑 써댔다. 그 결과는 경제의 뒷걸음질과 물가 급등이었다.
1900년대 초만 해도 세계적인 부국(富國)중 하나였던 아르헨티나 역시 뿌리깊은 페론주의(Peronism)가 나라경제를 갉아먹고 있다. 페론주의는 후안 페론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 에바 페론이 내세운 정책으로 외국 자본 배제, 산업 국유화, 복지 확대와 임금 인상 등이 주요 골자다. 아르헨티나는 ‘중남미 경제 3위’ 자리를 올해 콜롬비아에 빼앗길 처지에 놓였다.
이에 비해 콜롬비아 멕시코 페루 칠레 등 ‘태평양동맹’ 국가들은 좌파정권의 브라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가 주도하는 메르코수르와 다른 길을 가겠다고 분명히 선언했다. 시장을 개방하고 외국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풀었다. 그 열매가 지금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로 맺어지고 있다. 콜롬비아 싱크탱크 페데사로(경제사회연구소)의 호세 빈센테 로메로 거시경제분석국장은 “라틴아메리카는 더 이상 하나가 아니다”며 “개혁·개방과 친기업 정책 기조가 태평양동맹의 경제 번영 토대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 다시 불붙은 증세와 복지 논란…세금 늘리기 전 복지 구조조정 시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