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이야기

블록체인, 금융·의료 등 분야에서 빠르게 확산

2019.07.04

블록체인, 금융·의료 등 분야에서 빠르게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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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4차 산업혁명#분산데이터베이스#스마트 계약#금융 기술#암호화폐#중앙서버#데이터 주권

일면식도 없는 세 명이 계약을 맺고자 한다. 서로를 믿을 수 없는 세 사람은 공증을 받기로 합의한다. 문제는 등기소가 마을에서 한참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고민 끝에 세 사람은 계약서를 수백 장 복사해 동네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보관하게 했다. 이 방식은 공증 없이도 계약서에 대한 신뢰를 높인다. 위·변조하려면 수백 장의 사본을 가진 동네 사람 모두를 한자리에 불러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작동방식이 이와 같다.

스마트 계약으로서의 블록체인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자가 거래 장부를 공유하고 대조해 거래를 안전하게 만드는 보안기술이다. 등기소에 가지 않고 마을 사람들에게 수백 장의 계약서 사본을 나눠주듯 중앙서버 없이 계약서를 모두가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보안기술이다. 블록체인은 참가자 모두의 컴퓨터가 네트워크를 구성하기 때문에 분산데이터 베이스 기능을 하고 있어 거래를 추적하기가 쉽다. 계약서가 네트워크를 이루는 모든 구성원에게 전파되는 것이다.

블록체인이 가장 먼저 활용된 분야는 금융이다. 은행 거래를 하는 경우 얼마의 돈을 인출하고 입금했는지는 은행과 본인만 알 수 있다. 송금한 경우에도 얼마의 돈을 보냈는지 제3자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네트워크를 이루는 모든 구성원에게 거래 정보가 전파된다. 구성원 전체가 해당 거래의 유효성을 승인하고, 승인된 거래는 새로운 블록이 돼 기존 블록에 연결된다. 거래 기록은 블록체인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분산되고 공유되기 때문에 실제 거래 내역을 담고 있는지 철저히 공개되고 검증된다. 여기서 신뢰가 형성된다. 모든 거래 당사자가 동일한 장부를 보유하고, 변화가 발생하면 모든 참가자의 장부가 변해야 비로소 거래가 승인되기 때문이다. 해킹을 위해서는 네트워크 내 모든 참여자가 보유한 장부를 조작해야 하므로 사실상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는 블록체인

그동안 온라인 거래에는 언제나 중개를 담당하는 제3자가 필요했다. 거래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온라인 거래 특성상 은행이나 공공기관 등의 신뢰할 수 있는 제3자가 보증해줘야 거래가 이뤄졌다. 해당 거래는 공인받은 제3자에 의해 검증되고 기록된다. 이런 데이터는 강력한 보안 시스템을 갖춘 중앙서버에 저장되지만, 해커들의 집중 타깃이 된다. 언제나 지키려는 자는 뚫으려는 자보다 적극적이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거래는 제3자인 중간자가 사라진다. 모든 네트워크 참여자에게 장부가 공유되면서 해킹 위험이 사라지고, 중앙의 통제가 사라지면서 효율이 높아진다. 미국의 경영컨설팅기업 액센츄어는 세계 10대 투자은행 가운데 여덟 곳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한다면 인프라 비용을 평균 30%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뿐만 아니라 기존 은행 거래에서 보안상의 이유로 고객의 거래 내역을 누구에게도 공개할 수 없었던 탓에 하나의 송장으로 여러 은행에 중복 대출을 받아 은행권에 대규모 손실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 주요국 금융당국은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블록체인에 대한 높은 관심은 금융 분야뿐만이 아니다. 의료 분야에서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된다. 누구나 블록체인을 내려받아 어떤 기록이 담겼는지 조회할 수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과 달리 프라이빗 블록체인에서 거래 열람은 당사자와 규제기관 모두 가능하지만, 거래 자체는 승인된 기관만 하도록 제약할 수 있다. 의료 정보의 생성과 보관은 의료기관만, 환자는 자신의 정보 열람만 가능한 방식이다. IBM의 의료 인공지능 플랫폼 왓슨은 미국 식품의약국과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안전하게 환자 데이터를 공유하는 방법을 개발 중이다.

블록체인을 통한 데이터 주권의 회복

블록체인은 한쪽에 집결돼 있던 정보와 시스템을 모두에게 공개하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정보가 분산되면서 권력도 모두에게 공평하게 분산된다. 이런 변화는 정보를 독점한 기존 기득권 산업에선 블록체인을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된다. 하지만 모든 것이 정보화되고 개인 맞춤형으로 돼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데이터의 주권이 개인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변화는 기술이 아니라 기술을 둘러싼 환경의 개선으로부터 시작된다. 비트코인을 통해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확인한 현시점에서 법·제도적 개선과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은 모든 산업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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