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야간비행 부담금 늘리는 정부, 소음이 줄어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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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야간비행 부담금 늘리는 정부, 소음이 줄어드나

허원순 기자2023.03.09읽기 6원문 보기
#소음부담금#공항 소음대책#야간비행 할증#인천공항#항공사 경영#코로나 충격#착륙료#포퓰리즘

사진=뉴스1

정부가 야간에 운항하는 항공기에 소음부담금을 대폭 올리겠다고 나섰다. 국토교통부의 ‘공항 소음대책 개편방안’에 따르면 항공사의 부담금은 최대 세 배로 치솟는다. 대상은 인천공항을 비롯해 전국 6개 공항이다. 항공업계의 걱정과 반발이 적지 않다. 코로나 충격이 특별히 컸던 항공사로서는 이제 겨우 영업 정상화를 도모하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부담이 커졌다. 우선은 노선을 운영 중인 각 항공사 부담이 되겠지만, 결국은 항공 승객과 화물주에 돌아갈 것이다. 반면 항공기 이착륙에 따른 소음 피해가 적지 않았다며,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온 공항 인근 주민에겐 득이 된다.

지금까지 받아온 지원은 냉방시설 설치, 전기료와 TV 수신료 지원 정도여서 부족했다는 것이다. 소음부담금 추가 올리기, 적절한가.[찬성] 심각한 소음 공해, 야간엔 더 문제…원인 유발 항공사가 주민 지원 확대해야공항 주변에서 일상생활을 해보지 않으면 소음 공해가 얼마나 큰지 모른다. 거대한 제트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나는 엔진음은 굉음에 가깝다. 더구나 야간에는 더 심해 정상적인 수면이 어려울 정도다. 해외여행이 보편화됐고, 경제도 발전하면서 정기 여객편은 물론 화물기의 왕래도 많이 늘었다. 주간만으로 이동 승객과 늘어나는 항공 물동량을 소화하기 어렵다 보니 이제는 야간 비행편도 적지 않다.

소음이 문제라고 모든 항공편을 주간에만 운행하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인천·김포 같은 곳은 낮 시간대에도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불가피하게 야간에도 항공기가 내리고 떠야 한다면 보상이라도 확대해줘야 한다. 공항 인근의 직접 피해자에 대한 경제적 보상은 그런 차원에서 불가피하다. 그간 공항 주변의 소음 등급은 5등급으로 나뉘어 항공기마다 착륙료(자동차로 치면 주차비용)의 10~25%를 받고, 오후 11시~오전 6시의 야간 이착륙기에는 이보다 두 배를 받고 있다. 이번에 국토교통부가 마련한 개편안은 이 등급을 13등급으로 세분화하고 부담금도 착륙료의 최대 30%로 늘린다는 것이다.

결국 항공사 부담은 최대 5%포인트 증가한다. 다만 야간 할증 시간대가 오후 7시~오전 7시로 5시간 늘어나면서 심야 시간대에 따라 최대 세 배까지 더 늘어나기도 한다. 야간 시간대에 할증돼 늘어나는 소음부담금은 가급적 징수한 공항 주변 지역에 쓰인다. 이렇게 하는 취지는 기본적으로 항공사에 대해 최대한 주간에 항공기를 운항하도록 유도하면서 소음이 적게 나는 항공기(신형)를 가급적 조기에 도입하도록 촉구하는 것이다. 또 공항 주변의 불만을 줄이기 위해 현금 지원(가구당 연간 23만원에 세대원 1명당 10만원 추가, 4인 가구 연간 73만원)도 신설한다. 이렇게 되면 소음에 따른 보상이 어느 정도는 가능해질 수 있다.

[반대] 항공업계 코로나 충격에서도 못 벗어나…소음 알고 지은 주택에 왜 과한 보상하나예기치 못한 코로나 쇼크로 경제적 손실을 가장 많이 입은 산업이 항공·여행업이다. 항공사들이 근 3년간 지속된 최악의 침체 국면에서 이제 겨우 벗어나려는 판에 비용 부담이 추가되면 경영 정상화는 더욱 멀어지게 된다. 더구나 항공편을 최대한 확대해 늘어나는 항공 수요에 부응해야 하는데 야간 운행을 가급적 억제하라는 게 제대로 된 정책인가. 주간 운행을 유도한다지만 비행 가능한 주간 시간대는 이미 꽉 찬 경우도 적지 않아 증편 여력도 없다.

더구나 야간의 입출국 편은 항공편의 종합적인 수요와 이륙·목적지의 시간대까지 두루 고려해 운용하는 것이어서 한국에서의 시간대만 볼 수도 없다. 소음부담금은 지금도 지원하고 있다. 여름철 창문을 닫아 소음을 줄이게끔 피해 가구에 냉방 시설을 해주고 있고, 그에 맞춰 연간 20만원까지 전기요금과 별도 3만원의 TV 수신료도 지원해준다.

그런데 현금 지원으로 전환한다면, 소음부담금까지 그 숱한 포퓰리즘 기반의 복지정책에 끼워 넣겠다는 것인가. 더구나 4인 가구에 매년 73만원의 현금을 주면서 사용처 제한도 없고 별도의 증빙자료(계산 영수증)마저 내지 않아도 된다면 그냥 인기성 현금 살포와 다른 게 뭔가. 이 모든 부담이 당장은 항공업계 짐이지만 결국 이용객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다. 공항 간 국제경쟁, 한국 공항의 국제경쟁력도 감안해야 한다. 부담금만 자꾸 늘어나는 한국 공항이라면 여객기든 화물기든 국제항공업계에서 외면받을지 모른다. 항공업계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돼야 마땅하다.

더구나 많은 경우 공항 주변의 주택은 공항이 가동된 이후, 즉 항공소음을 인지하면서도 세워진 경우가 다수다. 기존 주택지에 도로를 새로 만드는 경우와는 인과관계로 볼 때 완전히 다르다는 얘기다. 냉정하게 보면 기존에 있던 활주로 소음에 대해선 무조건 책임질 필요가 없다. 부담금 세분화 자체가 증가를 위한 꼼수다. √ 생각하기 - 소음피해 줄여야하지만 '정책은 타이밍'…결국 승객·화주에 전가될 것 현대 사회에서 소음 논란은 곳곳에서 발생한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 주택에서 층간소음이 대표적이다. 철도나 공항 주변의 교통소음도 실제 당사자에겐 예사 문제가 아니다.

신설되는 고속화 자동차도로는 물론 예전에 건설된 철도 주변에 차단벽이나 소음 저감시설 설치가 추가되는 것도 그런 차원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다. 그렇다고 정부 예산 동원 방식이 아니라 부담금 늘리기로 직행하는 것은 손쉬운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더구나 코로나 충격에서 항공업계가 겨우 힘겹게 벗어나려는 판이다. ‘정책은 타이밍’이라는 점에서 볼 때, 과연 적절한 시점인지 의구심도 들 만하다. ‘수익자 부담 원칙’에서 본다면 항공업계에 보상 지원을 늘리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봤자 승객과 화물주에 전가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어떤 경우든 영수증 증빙을 요구하지 않는 현금 살포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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