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 이광희 교수팀
유기물 플라스틱 이용, 경제성 뛰어난 '꿈의 태양전지' 개발 성공
오랜만에 친구들과 야외 나들이를 갔는데 디지털카메라를 제대로 충전하지 않아 낭패를 본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또는 중요한 전화를 기다리다가 휴대폰 배터리가 소진돼 황급히 근처에 있는 편의점을 찾아 휴대폰을 충전한 적도 있음 직하다.
누구나 몸에 몇 개씩 디지털 기기를 지니고 다니는 정보화 사회에 종종 겪는 이 같은 불편도 조만간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 한 연구진이 휘거나 말아서 휴대할 수 있는데다 발전 효율이 높은 '꿈의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 태양전지가 상용화되면 가방 속에 둘둘 말아서 가지고 다니다가 디지털카메라나 휴대폰의 전지가 떨어지면 태양빛으로 충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꾼다 태양전지란 태양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할 목적으로 제작된 광(光)전지를 말한다. 태양전지는 크게 '태양열 전지'와 '태양광 전지'로 나뉜다. 태양열 전지가 태양열을 이용해 터빈을 회전시키는 데 필요한 증기를 발생시키는 장치라면,태양광 전지는 태양빛을 반도체의 성질을 이용해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장치다. 이 가운데 활발한 연구개발이 이뤄지는 것은 태양광 전지다. 태양광 전지의 작동원리는 전기 에너지를 빛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발광다이오드(LED)나 레이저다이오드와 정반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태양전지에 대한 연구는 그동안 꾸준히 진행돼 일부는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태양전지는 주로 반도체인 실리콘으로 만든 것이어서 재료가 비싸고 제조공정도 복잡하다. 이 때문에 생산 단가가 높아 많은 사람이 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각국 정부가 보조금 지급 등과 같은 방식으로 태양전지 시장 창출에 힘쓰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유기물을 이용한 플라스틱 태양전지는 식물의 광합성 작용을 본뜬 '인공 광합성 소자'로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고분자와 플러린이라는 물질을 이용해 빛을 받아 전기를 만드는 장치다. 이는 기존의 실리콘 기반의 무기물 태양전지에 비해 값이 싸고 가볍고 제작 공정이 간단해 차세대 저가형 태양전지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실리콘으로 만든 태양전지는 에너지 효율이 13% 이상으로 아주 높은 반면,플라스틱 태양전지는 효율이 1∼2%에 불과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대 관심사였다. 에너지 효율이란 태양 에너지 100을 받았을 때 어느 정도가 전기 에너지로 전환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플라스틱 태양전지의 한계 극복 광주과학기술원 이광희 교수팀(신소재공학과)은 유기물 플라스틱을 이용해 기존의 태양전지보다 경제성이 훨씬 뛰어난 '꿈의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교수팀의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적으로도 비상한 관심을 끌어,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7월13일자)에 실렸다.
이 교수팀은 플라스틱 태양전지를 만들면서 반도체 제조공정에 쓰이는 '적층기법'을 활용해 서로 다른 빛을 흡수하는 2개의 플라스틱 소자를 쌓아 올려 에너지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즉,미국이나 일본 등의 연구진이 개발한 플라스틱 태양전지는 빛의 가시광선만을 흡수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4% 정도로 낮았다.
그러나 이 교수팀이 개발한 2층 구조의 태양전지 소자는 하나의 소자는 가시광선을 흡수하고 다른 소자는 근적외선을 흡수하도록 설계됐다. 그 결과 건전지 두 개를 직렬로 연결하면 전압이 올라가듯이 태양전지의 출력전압도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이 교수는 "이 태양전지를 갖고 성능을 테스트한 결과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효율이 최소 6.5%로 나타났고,6개월 이상 작동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사이언스지는 이 교수팀의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 "그동안 플라스틱 태양전지 연구에서 가장 큰 난제였던 낮은 효율성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차세대 저가형 플라스틱 태양전지 상용화를 크게 앞당겼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