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연 70% 뛰어도…투자자 절반은 손실?
경제야 놀자

코스피 연 70% 뛰어도…투자자 절반은 손실?

유승호 기자2025.12.31읽기 5원문 보기
#코스피지수#코스닥#비정보 거래자#군집행동#가용성 편향#앵커링 효과#과잉 확신#주의 효용

주식 투자의 적 '인간의 심리'

급등세 종목 너도나도 추격 매수하고

본전 생각에 손절매 대신 물 타기도

수익 발생하면 과잉 확신 심화

'근자감'에 주식 더 자주 사고팔지만

매매 빈도 높을수록 수익률 내리막

이미지 크게보기

주식 투자자에겐 행복한 한 해였을까. 코스피지수가 지난 1년간 70% 넘게 상승했고 코스닥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한 대형 증권사가 고객 계좌를 분석해보니 손실 구간에 있는 사람이 50%가 넘었다. 역대급 상승장에서도 그 정도이니 주식 투자가 어려운 일임은 분명해 보인다. 무엇이 ‘성공 투자’를 방해하는 것일까. 수많은 경제학자의 연구 결과는 다름 아닌 인간의 심리, 바로 우리 마음이 주식 투자에서 가장 큰 적이라고 지적한다. 본전은 생각하지 마경제학자들은 개인투자자를 ‘비정보 거래자(uninformed trader)’로 분류한다. 기업의 내재 가치를 판단할 만한 정보와 적정한 주가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전문 지식이 없는 채로 주식을 사고판다는 뜻이다.정보도 지식도 없이 시장에 뛰어들었으니 ‘카더라’ 하는 소문이나 단편적 뉴스, 막연한 감정에 휘둘려 투자에 관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쉽다. 이런 투자자가 가장 흔하게 보이는 행태가 군집행동이다. 어느 주식이 급등세를 보이면 너도나도 추격 매수에 나선다. 추격 매수는 주가에 거품이 끼게 한다. 과도하게 오른 만큼 거품이 빠지면서 손실을 낼 위험도 커진다. 주가가 내릴 때도 비슷한 행태가 나타나 주가가 내재 가치 이하로 폭락하곤 한다.주변에서 들려오는 얘기에도 쉽게 현혹된다. 누가 무슨 종목에 투자해 얼마를 벌었다더라 하면 자기도 모르게 그 주식에 손이 간다. 종합적인 정보가 아니라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정보를 기초로 결정을 내리는 가용성 편향이다.특정 가격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닻 내림 효과’(앵커링 효과)도 주식 투자 시 주의해야 하는 심리적 편향이다. 어느 주식을 주당 5만원에 샀는데 4만원으로 내리면 본전 생각에 손절매하기가 어렵다. 싸졌다는 생각에 물타기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매수가는 주식의 가치를 평가할 때 아무런 기준점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근자감을 조심하라초보 투자자도 왠지 주식 투자로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 근거 없는 자신감에 빠질 때가 있다. 이런 ‘근자감’을 행동경제학 용어로 ‘과잉 확신’이라고 한다. 소폭이라도 수익을 내면 과잉 확신은 더 심해진다. 운이 아니라 실력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과잉 확신에 빠진 투자자는 주식을 더 빈번하게 사고파는 경향이 있는데, 이렇게 주식을 샀다 팔았다 하는 행위 자체가 수익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2021년 발표한 ‘코로나19 국면의 개인투자자 투자 행태와 투자 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주식을 자주 사고팔수록, 투자 종목을 자주 교체할수록 수익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NH투자증권도 최근 이와 비슷한 분석 결과를 내놨다. 지난 1~9월 이 회사 고객의 투자 성적을 성별·연령별로 분석했더니 여성의 수익률이 남성보다 좋았다. 성별에 따른 차이 중 눈에 띄는 것이 매매 빈도였다. 남성 고객의 평균 회전율(매매 빈도 지표)이 181.4%로 여성(85.7%)의 두 배가 넘었다. 연말 성과급을 주식에 넣기 전에너무 잦은 거래가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면 주식 창을 자주 열어보지 않는 것이 투자 성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하락장에선 주식 창을 너무 멀리하는 것도 위험하다.조지 로언스타인 카네기멜런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지난 5월 발표한 논문 ‘주의 효용, 개인투자자에게서 얻은 증거’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주가가 오를 때 주식 계좌에 더 자주 접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빨간색 주식 창을 확인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을 ‘주의 효용’이라고 했다. 반대로 주가가 내릴 땐 계좌에 접속하는 빈도가 낮아졌다. 문제는 주가가 하락할 때 계좌를 열어보지 않으면 적절한 손절매 타이밍을 놓쳐 손실 폭이 커지고 손실 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연말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조심해야 할 심리적 편향이 하나 더 있다. 심적 회계라는 것이다. 인간은 똑같은 돈도 ‘공돈’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쓰는 경향이 있다. 이런 심리로 인해 평소 월급을 아껴 쓰는 사람도 연말 성과급은 쉽게 쓰기도 한다. 모처럼 목돈이 들어왔다고 해서 무리하게 주식에 ‘몰빵’했다가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NIE 포인트

유승호 한국경제신문 기자

AI 퀴즈

이 기사로 1분 퀴즈 풀기

객관식 3문항 · 즉시 채점

광고Google AdSense — 728×90

🔗 본문 속 개념

📚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IPO·PER…용어를 알면 증시가 보인다
커버스토리

IPO·PER…용어를 알면 증시가 보인다

주식시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IPO, PER, PBR 등 핵심 경제용어를 숙지해야 한다. IPO는 기업이 주식을 일반에 공개하는 것이고,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지표로 기업의 주가 평가 수준을 나타내며, PBR은 주가를 순자산으로 나눈 비율로 주가와 순자산의 관계를 보여준다. 코스피지수는 전체 증권시장의 흐름을 나타내는 대표 지수이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은 상장 기업의 규모와 요건에 따라 구분된다.

2015.04.16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400년 주식시장
커버스토리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400년 주식시장

주식회사는 17세기 해양무역의 위험성을 분산하기 위해 유한책임 제도와 함께 등장했으며, 1602년 네덜란드에서 처음으로 주식을 공식적으로 거래하는 시장이 개설되었다. 현재 세계 주식시장의 호황은 기업 실적 개선에 따른 낙관론과 중앙은행의 과도한 통화량 공급에 따른 거품 우려론이 대립하고 있으며, 주식시장의 바람직한 방향은 실적과 유동성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2015.04.16

美·中 정면충돌에 자유무역 위축·금융시장 혼란
커버스토리

美·中 정면충돌에 자유무역 위축·금융시장 혼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확대로 자유무역이 위축되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졌으며, 향후 2년간 세계 경제 성장률이 0.5%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38.8%에 달하는 한국은 코스피 지수 하락과 원화 약세 등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으며, 6개월 연속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2019.06.06

금리·환율 제시문이 수능 국어에 나온다면…두 지표와 경제상황 연결 짓는 문해력 필요
커버스토리

금리·환율 제시문이 수능 국어에 나온다면…두 지표와 경제상황 연결 짓는 문해력 필요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상승하고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등 한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금리 상승은 자영업자의 연체율 증가로 이어지고, 수출 부진으로 인한 무역적자 확대와 맞물려 경제의 취약성이 심화되고 있다. 이 기사는 금리와 환율 같은 경제지표들이 실물경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해하는 경제 문해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2022.09.29

Black Monday

지난 23일 코스닥 64P 폭락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4거래일간 코스피지수는 100포인트 이상, 코스닥지수는 140포인트 폭락하며 최근 두 달간의 상승폭을 불과 나흘 만에 잃었다. 주가 폭락을 특정 요일과 결부시킨 '블랙 OO데이'라는 표현은 1987년 10월 19일 뉴욕 증시가 하루에 22.6% 하락한 '블랙 먼데이' 사건에서 비롯되었으며, 통계에 따르면 월요일에 주가 폭락이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2006.01.24

광고Google AdSense — 728×90 또는 97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