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아메리칸' 의 금의환향··· 韓·美 역사 새로 쓰다
역사의 묘미는 항상 새롭게 쓰여진다는 것이다.
새 역사를 여는 주인공은 준비되고 도전하는 사람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의해 차기 주한 미국 대사에 공식 지명된 성 김(51 · 한국명 김성용).
그는 분명 한 · 미 수교 129년 역사에 새로운 역사를 쓰는 주인공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지명 발표문을 통해 "헌신적이고 능력 있는 인물들이 정부에 참여하게 돼 자신감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성 김의 능력과 진취적 도전정신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이임을 앞둔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 대사(한국명 심은경)도 트위터를 통해 두 차례나 "백악관이 차기 주한 미국 대사로 제 좋은 친구인 성 김을 지명했다"며 "그는 맡은 역할을 훌륭히 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태생인 김 지명자는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펜실베이니아대를 졸업하고 로스쿨을 거쳐 검사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주일 대사관,주한 대사관 등에서 근무하며 외교관으로 자리를 잡았다.
2006년 국무부 한국과장에 임명됐으며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 크리스토퍼 힐 전 차관보의 뒤를 이어 6자회담 대표 겸 대북특사로 발탁됐다.
이민 1.5세가 콧대 높은 상원의 인준청문회를 통과해 '대사(ambassador)' 직급으로 파격 승진한 것이다.
그는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가수 임재범의 고종사촌으로 알려지면서 더 친근해진 인물이다.
김 지명자의 어머니와 임재범 씨의 아버지 임택근 씨(전 MBC 아나운서)는 남매 사이다.
사상 첫 한국계 주한 미국 대사의 탄생은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이민 1.5세의 '코리안 아메리칸'이 미국 사회 주류로 성장, 주한 대사로 온다는 것 자체가 새롭게 격상된 한 · 미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외교가에서는 김 지명자가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 한반도 문제에 가장 정통한 인물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경색된 남북관계에 물꼬를 터줄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6자회담 특사를 맡아 북한을 10여차례 방문했으니 그에게 그런 기대를 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의 눈에 비친 한국은 어떨까. 미 국무부 한국과에 걸려있는 한복이 한국을 그리는 그의 마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지도 모른다.
2006년부터 한국과장을 맡았던 그는 같은 층 옆방을 쓰는 일본과에 기모노가 걸려있는 것을 보고 즉시 서울에서 한복을 공수해 왔다.
중학교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지만 한국어 실력은 '한국사람'과 똑같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외교관이었던 아버지를 닮아서인지 외교적 감각도 뛰어나고 한국인이라는 자부심도 강하다.
